日 경제보복에 불매운동 시작
매출 하락에도 “팔지 않겠다”
유니클로 등 카드이용건수↓

[충청투데이 나운규 기자]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시작된 한일관계 악화 이후 국내에서 일본 제품 판매 실적이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그동안 자발적으로 이뤄졌던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각종 단체들까지 가세하는 등 전방위적인 확산 조짐도 보이고 있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이하 한상총련)는 15일 서울 종로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5일 일본 제품 판매 중단 선언 이후 동네마트를 비롯해 편의점, 전통시장 등 불매운동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면서 “전국이사장회의를 거쳐 일본산 소스와 스낵류의 판매 중단 여부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상총련에 따르면 협회 회원사 약 200곳에서 자발적으로 시작된 일본산 불매운동은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3000곳 이상으로 확산됐다. 여기에 2만개 이상 회원사를 보유한 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도 참여했으며, 농협 하나로마트도 대형마트 중 처음으로 불매운동에 참여했다.

점주들의 자발적인 불매운동이 협회나 단체 차원의 불매운동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한상총련 관계자는 “3%가량의 매출 하락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일본 골프용품이나 자동차 관련 제품도 불매운동 대상 품목에 포함시킬 지를 두고 협회 차원에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은 식품이나 생활용품을 넘어 자동차나 여행상품으로 확산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본 의류브랜드 유니클로와 잡화 브랜드 무인양품 등 주요 불매 대상 기업의 불매운동 이후 개인 신용·체크 카드 하루 이용 건수가 20%가량 감소했다. 유니클로의 경우 불매운동 여론이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 3일 이후 지난 10일까지 8일동안 일평균 카드 이용 건수가 직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6.2% 급감했다. 무인양품 역시 같은 기간 19.7% 줄었다.

이같은 분위기는 여행업계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불매운동 이후 일본여행 상품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신규 판매가 줄어들면서 여행업계가 실적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국내 여행사 중 가장 많은 일본여행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A사는 지난 1~9일까지 전체 예약자 7537명 중 약 75.7%인 5706명이 여행을 취소했다. 다른 여행사 역시 같은 기간 약 80%의 취소율을 보이기도 했다.

증가세를 보이던 일본산 자동차 수입에도 제동이 걸렸다. 일본산 자동차의 국내 등록은 올해 상반기 2만 348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2만 1285대보다 10.3% 증가했다. 하지만 한일관계가 악화되면서 닛산이 16일 예정이던 신형 알티마 미디어 시승행사를 취소하는 등 불매운동이 자동차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판매 감소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한일관계 개선 조짐이 보이지 않으면서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일본제품 불매운동도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같은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운규 기자 send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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