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日 브랜드 매장 가보니
日 한국 수출규제…불매운동 확산
日 브랜드 매장들 손님 끊겨 한산

15일 오후 찾아간 대전의 일본 브랜드 매장에도 손님들의 발길이 드문드문 이어질 뿐 한적한 모습을 보였다. 사진=이심건 기자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반일 감정이 확산되면서 일단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 규제 조치로 국내에서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 불매 운동이 확산과 함께 지역사회에서 반일 여론이 들끓자 관련 업체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던 일본차 브랜드도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한일관계 악화 영향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15일 오전 11시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판매 일선 분위기를 살펴보기 위해 수입차 브랜드 전시장이 밀집한 대전 동구 수입차 거리를 찾았다.

이 곳에는 인피니티를 비롯한 일본차 브랜드를 비롯해 볼보, 폭스바겐 등 다른 수입차 브랜드도 입점해 있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인피니티 대전전시장.

손님의 발길이 끊겨 휑한 모습을 보였다.

인피니티 전시장 관계자는 “고객의 방문이 평소보다 30%는 줄어든 것 같다”며 “보통 주말에 10팀 정도가 구매 문의를 위해 방문을 하는데 이번 주 주말에는 3팀 밖에 전시장에 오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고객이 차를 구매하러 와서 정서적으로 이런 상황에 일본차 브랜드를 구매하기 꺼려진다고 말을 하는 상황”이라며 “렉서스나 혼다, 토요타는 더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매 분위기는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전시장에서도 이어졌다. 일본차 브랜드를 구입하기 위한 손님은 자취를 감췄다.

일본 브랜드 수입차 전시장은 손님의 발길이 끊겨 휑한 모습을 보였다. 사진=이심건 기자

이날 오후 2시경 혼다자동차 대전유성점과 렉서스 대전전시장에서도 손님은 없었다.

혼다와 렉서스 관계자들은 일본 불매 운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말을 아꼈다.

본사에 문의해 본 결과 이들 브랜드 역시 일본차 불매운동 목소리에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혼다 본사 관계자는 “내방 고객이 평소보다 줄어든 것 같다”며 “브랜드 특성상 사전계약이 많지 않아 구매 취소까지 이어진 경우는 없지만 출고 일정을 잠정 보류하고 일정을 조율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뿐만이 아닌 한국에 진출한 일본 브랜드도 타격을 받고 있다.

불매 운동의 타깃이 된 일본 기업들이 한국의 불매 운동이 길게 가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되레 불매 의지를 자극해 일본 브랜드 매장에도 손님들의 발길이 드문드문 이어질 뿐 한적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후 1시경 대전 시내 한 일본 브랜드 의류 매장. 보통 세일 기간에는 물건을 사기 위한 손님의 줄이 늘어섰던 것과 달리 매장은 한적했다.

드문드문 있던 물건을 사는 손님의 연령대는 비교적 높은 편이었고 외국인 손님만 물건을 고르고 있었다.

박모(45·여) 씨는 “반팔 티셔츠를 사러 왔다"며 "에스컬레이터 타고 내려오다 보니 불매 운동하는 브랜드라서 굳이 사고 싶지 않아 그냥 나왔다”고 말했다. 

박 씨는 “근처에 한국 스파(SPA) 브랜드가 있어서 그곳에서 살 예정”이라며 “필요한 물품도 일본 브랜드가 아닌 한국 브랜드 제품을 구매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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