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작 이태호] 일러스트

"치매 유전자 있어도 생활습관 바꾸면 발생 위험↓"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치매 위험을 높이는 변이유전자를 가졌어도 치매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 생활습관만 잘 지키면 치매 발생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엑시터(Exeter) 대학 의대의 데이비드 레웰린 신경역학 교수 연구팀이 60세 이상 남녀 19만6천383명의 8년간 조사기록이 수록된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AP 통신과 영국 가디언 인터넷판이 14일 보도했다.

이들은 조사 시작 때는 아무도 치매의 증상이나 조짐이 없었다. 그러나 그 후 8년 사이에 1천769명이 여러 형태의 치매 진단을 받았다.

연구팀은 치매 위험을 높이는 변이유전자 등 치매의 유전적 소인의 정도에 따라 이들의 치매 위험을 상, 중, 하로 구분했다.

이와 함께 치매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 4가지 생활습관인 ▲운동 ▲금연 ▲육류는 적고 과일·생선이 많은 식단 ▲음주 제한(남성 하루 2잔, 여성 1잔 이하)을 기준으로 생활습관의 건전성을 조사 평가했다.

우선 유전적 치매 위험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된 그룹은 치매 발생률이 1.2%, 가장 낮은 것으로 평가된 그룹은 0.6%였다.

그러나 치매 위험 최상위 그룹 중에서 생활습관이 건전한 소그룹은 치매 발생률이 1% 남짓한 수준인데 비해 생활습관이 건전하지 못한 소그룹은 거의 2%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 성별, 사회경제적 형편 등 다른 변수들을 고려했을 때 생활습관이 건전한 사람은 유전적 치매 위험이 높고 낮음에 상관없이 생활습관이 건전하지 못한 사람에 비해 치매 발생률이 약 30%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신경과 전문의 루디 탄지 박사는 "치매 위험을 높이는 변이유전자의 95%에 생활습관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라면서 치매 위험 유전자를 가졌다고 너무 걱정할 것이 아니라 건전한 생활을 하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결과는 로스앤젤레스에서 14일 열린 미국 알츠하이머병 학회 국제학술회의에서 발표되는 동시에 미국 의사협회 저널(Journal of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온라인판에 실렸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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