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을 맞았다. 무더위를 피해 청정한 자연에서 몸과 마음을 힐링하는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 가운데 절반 정도(48.2%)가 여름휴가를 떠날 계획이라고 한다. 휴가지로는 산, 계곡, 바다를 들 수 있다. 바삐 돌아가는 일 속에서 잠시 벗어나 멈춤·비움·휴식·여유를 즐길 수 있다는 건 그야말로 ‘작지만 확실한 행복’(소확행)의 의미를 알게 한다. ‘일과 생활의 조화로운 균형’(워라밸)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취향이 그대로 묻어난다.

문화관광부 조사 결과를 보면, 여름휴가지로 국내를 꼽은 응답자는 69.8%(지난해 82.6%)로 줄어든 반면, 해외여행 응답자는 지난해 12.2%에서 올해는 21%로 늘었다. 여름휴가 성수기(7월 말~8월 초)만 되면 공항이 해외 여행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그러잖아도 우리나라 반도체 업황 부진, 미·중 무역갈등, 일본 수출 규제가 심상찮은데, 해외관광 붐까지 겹칠 경우 관광서비스 수지 적자(지난해 132억달러), 크게는 국제수지 악화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때마침 농림축산식품부, 문화관광부, 산림청 등 유관기관 및 단체와 각 지자체가 농·어·산촌으로 휴가가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올해는 그 의미가 더욱 각별하게 다가온다. 요즘 농어촌 어딜 가나 다양한 볼거리·즐길거리·먹거리가 구비돼 있다. 지역별로 특화된 테마형 관광 인프라가 매력적이다. 체험형 생태관광을 통해 환경과 생명의 가치를 일깨우고 추억을 쌓으면서 가족 간의 사랑도 더욱 굳건해진다.

휴가철 도농 간의 교류가 활발해지면 농촌 지역경제도 활기를 띈다. 상생하는 공동체 의식은 그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미덕이다. 지역 특산품도 실속 있게 구입할 수 있다. 아름다운 전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농어촌 관광에 대한 진정한 가치를 서로 공유하는 것도 필요하고, 농어민들 또한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정성껏 배려해야 하겠다. 관광 인프라 확충은 기본이다. 농촌에 넘치는 순박한 인심 그대로가 바로 으뜸 관광자원이다. 거기에선 바가지 요금이나 불친절 등의 얄팍한 상술은 추호라도 들어설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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