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올스타전 선발 0명
역대 올스타전 MVP 3명

지난 한 주는 류현진 덕분에 즐거웠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에이스’ 류현진은 지난 10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펼쳐진 2019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서 내셔널리그 올스타 선발 투수로 1회 마운드에 올랐다.

빙그레 이글스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핵심이며, 1993 올스타전 MVP를 차지했던 이강돈. 한화 이글스 제공
빙그레 이글스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핵심이며, 1993 올스타전 MVP를 차지했던 이강돈. 한화 이글스 제공

그의 올스타 선발 등판은 역대 코리안 메이저리그 중 최초였으며, 아시아 투수로는 1995년 팀 선배 노모 히데오(일본)에 이어 두 번째였다. 이날 류현진은 첫 타자 조지 스프링어(휴스턴)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했지만, 이후 전매특허인 위기관리능력을 발휘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내려왔다. 특히 류현진이 고개 숙이게 한 타자 중에는 북미스포츠 최초로 ‘몸값 4억달러’ 시대를 연 마이크 트라우트(LA 에인절스)도 있었다.

한국에서도 곧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열린다. 2019 KBO리그 올스타전은 오는 20일 오후 6시 올해 새롭게 문을 연 창원 NC파크에서 드림 올스타(SK·두산·삼성·롯데·kt)와 나눔 올스타(한화·키움·KIA·LG·NC)의 대결로 펼쳐질 예정이다.

팬(70%)과 선수단(30%) 투표로 선정된 선발 명단에 한화 이글스 선수는 없었다. 한용덕 감독이 나눔 올스타 지휘봉을 잡는 것으로 혹은 감독 추천으로 누군가 뛰는 것으로 만족하기에는 아쉬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한화의 성적을 보면 당연한 결과다. 현재(11일 기준) 한화는 34승 54패 승률 0.386이란 처참한 성적으로 전체 10개팀 가운데 9위다. 한화 보다 성적이 안 좋은 팀은 이래저래 욕을 많이 먹고 있는 꼴찌 롯데뿐이다. 또한 한화는 타율·홈런·평균자책점·다승 등 주요 개인기록 톱5 안에 들어가 있는 선수도 없다.

‘그러나’ 한화는 원래 이렇게 인기가 없는 팀은 아니었다. 한화(빙그레 이글스 시절까지 포함해)의 첫 올스타(1987시즌)는 일본 기후현 출신의 재일 한국인인 고원부였다. 그는 1989시즌 이글스 최초의 타격왕과 함께 외야수 골든글러브를 받기도 했다.

한화 선수 중 올스타전 MVP의 영예를 누린 것은 1993년 이강돈, 1995년 정경훈, 2000년 송지만 등 셋이다. 이 중 이강돈은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던 1993 올스타전 서군으로 출전해 3타수 2안타(1홈런) 맹타를 휘둘렀다. 1995년 MVP 정경훈은 역시나 사직구장에서 열린 그해 올스타전에서 4타수 3안타를 기록했으며, 한화의 마지막 올스타전 MVP 송지만은 2000년 마산과 제주에서 진행된 두 차례 경기에서 11타수 5안타(3홈런)를 기록했다.

한화의 올스타전 MVP 가운데 필자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이강돈이다.

그는 빙그레 이글스 시절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핵심 선수였으며, 골든글러브 3회·최다안타 2회·통산 두 번의 사이클링히트 등을 기록한 ‘공격형 2번 타자’의 원조다. 본인 스스로도 예전 필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1989년 137개로 최다안타 신기록을 세웠고 이듬해 146개로 기록을 갈아 치웠다”며 “관리가 가능한 타율보다 안타가 많은 타자의 가치가 더 높다고 생각한다”고 최다안타 타이틀에 대한 애착을 드러내기도 했다.

1986년 프로 데뷔부터 1997년 은퇴까지 ‘이글스’에서만 뛴 이강돈은 통산 타율 0.284, 1132안타, 87홈런, 556타점을 기록했다.

잘나갔던 빙그레 시절이지만 아쉬움은 있다. 네 차례나 한국시리즈에 올라 모두 고개를 숙인 것이다. 당시 상대였던 해태 타이거즈는 말 그대로 ‘넘사벽’이었다. 빙그레 어린이회원이였던 필자에게 해태는 아니 현재의 KIA도 용서할 수 없는 존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절 한국시리즈를 생각하면 잊을 수 없는 장면이 있다. 그것은 바로 이강돈 선수가 선물해준 것이다. 대전에서 펼쳐진 1989 한국시리즈 1차전 1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이강돈은 국보급 투수 선동열의 슬라이더를 받아쳤고, 그 공은 큰 포물선을 그리며 담장을 넘어갔다. 그날 이글스는 승리했다. 그것이 그해 한국시리즈 유일한 승리였지만….

한화 팬들에게 골든글러브와 올스타전 MVP 그리고 한국시리즈 홈런을 선물해줄 제2의 이강돈이 하루 빨리 탄생하길 기대한다. 노진호 기자 windlak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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