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표, 대정부질문서 항의
李 총리 미온적 태도 일갈

[충청투데이 백승목 기자] 대전·충남 혁신도시 지정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표출했던 이낙연 국무총리가 11일 또 다시 ‘혁신도시 추가 지정은 향후 용역결과를 토대로 종합적인 평가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놓으면서 사실상 부정적인 기존 입장을 재확인시켰다.

지자체는 혁신도시 추가 지정을 올해 최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정부 정책을 총괄하는 총리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지역 반발이 거세질 전망이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 참석한 이 총리는 “15년간 역차별을 받아온 대전ㆍ충남을 혁신도시로 지정하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자유한국당 홍문표 의원(충남 홍성·예산)의 질의에 “추가 지정에 대한 평가와 어떤 정책이 필요할 것인가 등의 종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답했다.

이처럼 이 총리가 확고한 의지를 보이지 않자, 홍 의원은 이 총리를 다그치기 시작했다. 홍 의원이 “또 검토가 필요하냐. (대전·충남) 인구와 땅이 줄어들고 있다”고 따져묻자, 이 총리는 “타 지방과 중앙에서 세종시도 충청권 아니냐는 의견이 있을 수 있고…”라고 말했다.

그러자 홍 의원은 “세종시는 행정적으로 분리돼 있다”며 “세종 건설이 대전과 충남의 시너지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 했지만, 결국 손해만 봤으니 총리로서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몰아붙였다. 이어 “15년 넘게 늦어지는 데 대해 정부가 사과하고 적극적인 검토 방안을 찾겠다고 해야지”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이걸 또 연구하고 검토한다. 이거는 말이 안된다”고 쏘아붙였다.

앞서 이 총리는 충남을 방문했을 당시에도 혁신도시 추가지정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한 바 있어, 이날 발언이 같은 맥락의 연장선이란 해석이 나온다. 지난 1월 홍 의원이 지역구로 있는 홍성의 광천시장을 방문한 이 총리는 “혁신도시를 늘려놓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라고 언급해 지역사회를 부글부글 끓게 만들었다. 이와 관련해 홍 의원은 “국가적 책무를 저버린 총리의 발언”으로 규정하며 “360만 대전·충남 주민들의 자존심이 큰 상처를 받았다”고 일갈했다.

문재인 정부는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목표로 ‘고르게 발전하는 지역’을 국정핵심 과제로 설정해 ‘혁신도시 정책’의 중요성과 위상을 강조하고 있지만 대전과 충남은 유일하게 그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표상으로 피해가 입증되고 있음에도 계속해서 세종을 이유로 답변을 회피하는 모습에서 구조적인 문제인식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는 지적이다. 세종을 명분 삼아 책임회피로 일관할 경우 지역 갈등만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는 뜻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논란이 불거진 지난 1월부터 오늘까지 답변을 보면 무책임의 연속이며 문 대통령의 정책과도 배치된다"고 일침했다.

서울=백승목 기자 sm1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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