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치 두고 市·區 의견 엇갈려
주민설문 조사 철거 찬성 84%
미관훼손·우범전락 등 민원↑
市 "설문조사 존중"…철거 가닥

사진 = 충청투데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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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이정훈 기자] 철거와 존치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던 중구 선화동 소재 옛 성산교회가 결국 철거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11일 대전시에 따르면 중구 선화동 양지근린공원 내에 있는 옛 성산교회 건물에 대한 주민 설문조사 결과 철거를 원한다는 응답이 84%로 나타났다. 반면 존치를 원한다는 응답은 14%에 불과해 철거를 원하는 여론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시는 건물의 존치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지난 5월 여론조사 기관인 세종리서치에 위탁해 용두동, 은행·선화동 주민들의 의견을 조사했다. 이로써 오랜 기간 방치돼 논란이 됐던 옛 성산교회 건물 철거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그동안 옛 성산교회 건물은 양지근린공원 한 가운데 위치해 주변경관을 해치고 우범지역으로 전락 할 수 있다는 주민들의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됐던 곳이다.

양지근린공원 조성사업 당시에는 건물을 철거할 계획이었으나, 관할 구청인 중구와 대전시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존치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중구는 주민들의 의견을 토대로 건물의 철거를 계획했지만, 시는 리모델링을 통해 문화공간으로 재활용하자는 의견을 내놨다.

결국 2016년 공원조성이 완료됐음에도 옛 성산교회 건물은 존치여부가 결정되지 못하고 공원 한 가운데 방치됐다. 그러나 시가 주민들의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존치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던 만큼 옛 성산교회는 사실상 철거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철거가 최종적으로 확정된다면 도시공원 관리를 맡고 있는 중구와 성산교회를 매입한 시 사이에서 철거 주체가 정해지게 된다. 시가 철거를 맡게 된다면 우선 공원조성계획변경 용역이 진행된다. 양지근린공원 내에서 옛 성산교회 건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넓어 시 단독적으로 철거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후 도시공원위원회의 의결을 통해 예산이 수립되면 옛 성산교회는 준공 12년 만에 철거에 들어가게 된다. 시는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한 만큼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결정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이번 여론조사는 다른 여론조사 보다 응답률이 굉장히 높았던 만큼 주민들의 관심이 뜨거웠던 사안이었다”며 “아직 정책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지만 주민들의 의견이 철거쪽으로 가닥을 잡은 만큼 시도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결과를 발표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
수습 김기운 기자 energykim@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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