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위원장 사퇴 거부
윤리위 회부 절차 착수

▲ 박순자 의원

[충청투데이 백승목 기자] 자유한국당이 국회 국토교통위원장 사퇴를 거부하고 있는 박순자 의원에게 당 중앙윤리위원회 회부 카드를 꺼내들었다. 박 의원이 후임인 홍문표 의원(충남 홍성·예산)에게 자리를 넘겨주지 않고 버티고 있는 데 대한 당 지도부의 강력한 메시지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10일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당에서 (박 의원을) 윤리위에 회부하는 징계 절차를 금일 착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강제로 내려오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당에 유해한 행위이기 때문에 당헌·당규에 따라 윤리위 징계 절차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 원내대표는 “(박 의원이 당의 요구를 거부하고 버티고 있는 상황은) 명백히 당 기강에 관한 문제"라고 힘주어 말했다.

앞서 한국당은 지난해 김성태 원내대표 시절 국토교통위원장 자리를 박 의원과 홍 의원이 각각 1년씩 '임기 배분'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현 위원장인 박 의원이 합의를 번복하며 물러나지 않고 있다.

18개 국회 상임위 중 국토위 한 곳만 박 의원으로 인해 논란이 커지면서 국회 전체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비등한 상황이다.

현 원내지도부도 박 의원 후임으로 홍 의원이 국토위원장을 맡도록 결정했지만, 박 의원은 합의와 당 결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상임위원장 임기는 2년”이라며 사퇴를 거부하고 있다. 병원 입원도 불사했다. 이처럼 버티기가 장기화되면서 당심도 싸늘하다.

박 의원은 9일 의원총회 자리에서 의원들에게 돌린 유인물을 통해 "저는 원내지도부와 1년씩 상임위원장 나누기에 합의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 자리에서 김재원 의원은 "아직도 버티는거냐. 고래 힘줄처럼 버텨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켜보던 홍 의원은 "지금 뭘 나눠주고 있어"라며 소리쳤다. 박 의원의 공개 발언 요청도 거부당했다. 나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박 의원이 위원장 자리에서 좀처럼 물러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리더십 문제마저 도마에 오르면서 3선의 박 의원을 윤리위에 회부하는 강수를 뒀다. 상임위원장 자리 문제로 중진 의원이 윤리위에 오르는 일은 전례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련의 과정에 있어 박 의원의 언행이 전후 모순된다는 당내 비판 여론은 심상치 않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자가당착이 자승자박으로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백승목 기자 sm1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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