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내용 회견 서울·제천서 진행
이상천 시장 “내년부터 제천서만”
의지 확인 추측… ‘시민 중심’ 강조

▲ 이상천 시장이 지난 8일 오전 시청에서 열린 '제천 기자회견 및 시민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제천시 제공

[충청투데이 이대현 기자] 제15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조직위원장인 이상천 제천시장이 서울 공식 기자회견에 불참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0일 시에 따르면 이 시장은 지난 8일 오전 시청에서 열린 ‘제천 기자회견 및 시민보고회’에는 참석했지만 오후 열린 서울 기자회견에는 불참했다.

영화제 총책임자인 조직위원장이 서울 공식 기자회견에 불참한 것은 초유의 일이다. 표면적인 이유는 ‘시급한 현안’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 시장은 이날 제천시 노인종합복지관 확장·이전 사업 시민설명회에 참석하느라 서울에는 가지 못했다. 협소한 노인종합복지관 이전은 지역의 최대 현안 중 하나다.

그렇지만 지역에서는 서울 기자회견 불참의 ‘진짜 배경’은 따로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많다. 이 시장이 제천 기자회견에서 공언한 ‘깜짝 선언’이 그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이 시장은 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비롯한 관계자와 시민이 참석한 기자회견 자리에서 “내년부터는 공식기자회견은 제천에서만 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그러면서 “영화제 기자회견을 제천에서 하는 것이 보조고, 서울에서 하는 것이 어떤 면에서 진짜 회견 같은 느낌이 없지 않았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화제 홍보대사를 제천에 부르겠다는 약속을 못지켜 사과한다”라고도 했다.

실제로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은 초대부터 11회까지 서울에서만 열리다가 12회째부터 서울과 제천에서 동시에 열렸다. 같은 내용의 기자회견을 오전과 오후로 나눠 제천에서 한 번, 서울에서 또 한 번 열었다. 그렇다고 홍보대사가 제천 기자회견에 참석한 적은 없었다.

이번 제천 시민보고회에서도 홍보 대사는 영상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이런 정황으로 볼 때, 이 시장이 내년부터 제천에서만 공식 기자회견을 열겠다는 의지를 확인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서울 기자회견에 불참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시장은 취임 이후 줄곧 “영화인들의 행사가 아닌 시민이 참여하는 영화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제천과 시민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그래서인지 올 영화제는 유독 ‘시민’을 강조한다. 영화제 간판 프로그램인 ‘원 썸머 나잇’도 도심 한복판으로 일부 무대를 옮긴다. 그동안 청풍호반 무대에서만 열려던 간판 행사를 올해는 시민 편의를 위해 ‘동명로 77 무대(옛 동명초등학교)’에서도 열기로 했다. 또 노라조, 크라잉넛, 박현빈 등 인기가수가 출연하는 전야제도 동명로 77무대에서 펼쳐진다.

송경순 문화영상팀장은 “내년부터는 제천에서 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이 열린다”며 “물론 필요한 기자회견은 서울에서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많은 시민이 영화제를 즐길 수 있도록 주요 행사를 도심에서 열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제천=이대현 기자 lgija20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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