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대법원의 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을 트집 잡아 우리나라에 경제보복을 공식화했다.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일본의 보복 무역 조치로 인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BOYCOTT JAPAN' '일본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 등의 문구가 유행하고 있다. 일본 국적 브랜드들도 ‘불매 리스트’란 이름으로 공유되고 있다. 시민은 물론 중소마트, 편의점 업주 등도 이 같은 움직임에 동참했다.

한국의 이런 움직임에도 일본에선 불매운동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25년간 수차례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졌는데도 성공 사례가 없다는 것이다. 일본 일간 마이니치(每日) 신문의 사와다 가쓰미(澤田克己) 외신부장은 지난 8일 자 칼럼을 통해 한국에서 벌어졌던 일본 불매운동의 역사를 소개하고 '불발의 역사'라고 정의했다.

서울지국장을 지내고 지한파로 이름을 알린 사와다 부장은 자신의 기억이라는 점을 강조한 뒤 지금까지 4번의 불매운동이 있었다고 정리했다. 우선 1995년 일본 담배 퇴출운동이 있었고 2001년엔 일본의 역사교과서, 2005년엔 시마네현의 '다케시마의 날' 조례 제정, 2013년엔 아베 정부의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정부 관계자를 파견 등이 이슈가 되면서 일본 불매운동이 일었다. 그는 한일 관계가 악화될 때마다 한국에서 일본 불매운동이 단골 메뉴로 등장했지만 지난 25년여간 단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사와다 부장의 지적과는 반대로 실제로 일본산 불매운동 효과가 가시화하고 있다. 편의점 지에스(GS)25 자료를 보면 지난 3~7일 아사히와 기린 등 일본 수입맥주 매출이 전주 같은 요일 대비 23.7% 떨어졌다.

지난 1~7일 편의점 씨유(CU)의 맥주 매출이 전주 대비 2.6% 오른 데 비해 일본 맥주 매출은 11.6%가량 떨어졌다. 대전지역 유통업계에서도 불매운동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롯데백화점 대전점과 백화점 세이에서 일본 의류 브랜드 매출이 이달 들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과거사에 대한 반성은커녕 치졸한 무역보복을 하는 일본에 대한 한국 국민의 분노가 어느 때보다 거세다는 것을 일본은 알아차리길 바란다.

이제 불발의 역사를 다시 쓸 시간이다.

이심건·대전본사 취재2부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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