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천 대전시의회 의장

시간의 흐름이 화살과 같다는 말을 실감하는 요즘이다. 제8대 대전시의회가 닻을 올리고 출발한 지 벌써 일 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이달 초에는 취임 1주년 인터뷰를 여러 번 하면서 더욱 바쁘게 보냈던 터라, 어느새 의장으로서의 임기 중 반을 채웠음을 새삼 깨달았다. 축하 인사와 함께 그간 소회를 묻는 분들이 많으면서 자연스레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좋은 성적을 거둔 부분도 있고 다소 아쉬웠던 점도 있지만, 필자를 포함한 스물두 명의 의원들이 최선을 다했다는 점만큼은 높이 평가하고 싶다.

지난해 7월, 제8대 대전시의회가 개원하면서 강조했던 것은 시민의 뜻을 대변하는 대의기관으로서 전문성을 키우고 넓은 안목으로 의정 전반을 살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필자는 삼선에 성공하며 십 년에 가까운 시간을 복지환경위원장과 산업건설위원장, 운영위원장을 거쳐 지금 의장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시민이 주신 막중한 역할과 책임의 무게를 가벼이 여겼던 적은 결코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시의회에 처음 발을 딛기 시작한 초선 의원들의 어깨가 더욱 무거울 것이란 걸 잘 알 수 있었다. 그 무거운 마음을 알기 때문에 본연의 책무에 소홀함이 없도록 역량과 전문성을 높여야 함을 강조했던 것이다.

하지만 우리 동료의원들은 그것이 괜한 기우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활발한 의정활동을 보여주었다. 특히 초선 의원들의 활약이 컸다. ‘지방자치연구회’를 자발적으로 결성해 입법 활동과 예산 및 재정사업의 분석 방법을 배우는 등 노력하는 의회의 자화상을 보여준 것이다.

수시로 현장방문과 정책토론회를 통해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고, 배움에 있어서는 먼 길도 마다하지 않았다. 국회의정연수원의 지방의회 의원연수에도 적극 참여해서 조례안 심사와 행정사무감사 전략 방법도 익혔다. 이러한 배움의 노력과 재선, 삼선을 통해 역량을 키운 선배 의원들의 지혜가 더해져 회기가 진행될수록 실력을 발휘하며 빛을 낼 수 있었다.

취임 당시 강조했던 또 하나는, 바로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의 기능이다. 전체 의원 중 대다수 의원이 시장과 같은 당적을 가졌다는 것 자체는 분명 염려되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개원사에서도 밝혔듯, 그동안 시민의 편에서 어떤 타협이나 봐주기 없이 견제와 감시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실제로 예산안 심사, 행정사무감사, 시정 질문 등을 통해서 보여준 모습은 의회 본연의 임무를 충분히 해낸 것이라고 본다. 이 외에도 129일간의 회기 동안 398건의 안건을 심도 있게 처리했고, 그중에서도 시민 생활과 밀접한 조례안 52건과 건의안 18건, 결의안 9건 등을 통해 시민의 뜻을 반영코자 노력한 것은 의정활동의 질적인 측면에 있어서 성과가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대외적으로도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필자는 취임 직후부터 자치분권과 의회의 완전한 독립을 위해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를 통해 17개시·도의회 의장님들과 힘을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지방의회의 인사권 독립을 구체화한 지방공무원법 개정안도 하루빨리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높이는 중이다. 지난 6월에는 지방자치법 조기개정을 촉구하는 정책토론회를 여는 등 충청권 4개 시·도의회와도 공조 체계를 공고히 구축해 왔다.

또 150만 시민을 대표하는 대전시의회 의장으로서 ‘공공기관 이전 대상지역 합리적 조정 촉구 건의안’과 ‘방사성폐기물 저장지역 지역자원시설세 부과 지방세법 개정 촉구 건의안’을 비롯한 대전의 현안과 관련된 여러 안건을 건의하고, 협의회를 통해 중앙부처에 전달했다. 이러한 노력이 인정을 받았는지, 2018년 풀뿌리자치대상 의정발전 대상의 수상에 이어 올해는 대한민국 지식경영대상 베스트 정치인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얻기도 했다.

분명 많은 성과가 있었지만, 부족한 점도 있었다.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도 때로는 암초와 폭풍우를 만나기도 할 것이다. 그때마다 동료의원과 협력하고 시민의 뜻을 경청해서 모두가 만족하고 모범이 되는 의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지난 일 년 동안 아낌없는 성원과 관심을 보내주신 시민 여러분께 지면으로나마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그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행복한 대전, 시민과 함께 소통하는 의회’를 구현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 제8대 대전시의회는 앞으로도 시민 한 분 한 분의 웃음에도, 그리고 눈물에도 항상 함께하겠다는 약속과 다짐을 다시 한 번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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