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PA=연합뉴스]

벌랜더보다 먼저 준비한 류현진, 올스타전도 무실점

(클리블랜드=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10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벌어진 2019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양팀의 모든 훈련이 끝나고 올스타전 사전 행사 준비로 분주하던 그라운드에 발을 디딘 선수가 있었다.

한국인 선수 최초로 올스타전 선발 등판의 영예를 안은 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었다.

경기 시작까지 1시간 이상이 남았지만, 류현진은 선수로는 혼자 그라운드로 나와 오른쪽 외야에서 부지런히 몸을 풀고, 이어 캐치볼로 어깨를 달궜다.

류현진의 철저한 준비 자세는 이번 올스타전에 선발 등판해 단 1이닝만 던질 예정인 투수라고는 믿기지 않았다.

선발 등판 순서에서는 아메리칸리그 선발투수 저스틴 벌랜더(휴스턴 애스트로스)가 류현진보다 앞섰지만 먼저 준비한 쪽은 류현진이었다.

그러한 진지한 태도로 류현진은 생애 첫 올스타전에서 전반기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다운 위력투를 펼쳤다.

류현진은 1회 말 내셔널리그 선발 투수로 나서서 4명의 타자를 상대로 12개의 공을 던지면서 1이닝 1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한국인 선수로는 역대 4번째로 올스타전 무대를 밟은 류현진은 최초의 선발투수의 영예에 더해 한국인 첫 무실점의 새 역사를 썼다.

류현진은 올 시즌 전반기 17경기에 선발 등판해 10승 2패로 내셔널리그 다승 부문 공동 1위에 올랐다.

특히 평균자책점이 1.73으로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유일하게 1점대다.

내셔널리그 사령탑인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류현진에게 1이닝만 맡기겠다고 선언했고, 류현진은 '별들의 잔치'에서도 류현진다운 투구로 깔끔하게 선발 임무를 마쳤다.

류현진은 선두타자 조지 스프링어(휴스턴 애스트로스)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으나 2번 DJ 르메이유(뉴욕 양키스)에게 전매특허인 체인지업을 던져 투수 앞 땅볼로 요리하고 한숨을 돌렸다.

계속된 1사 2루에서 맞은 마이크 트라우트에게 류현진은 또다시 판정승을 거뒀다.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류현진에게 10타수 무안타로 꽁꽁 묶였던 트라우트는 2루수 앞 땅볼 이후 전력 질주했지만, 아웃을 피하지는 못했다.

류현진은 클리블랜드 홈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은 4번 타자 카를로스 산타나(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유격수 앞 땅볼로 처리하고 생애 첫 올스타전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류현진은 자신의 임무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올스타전에) 오기 전에는 준비할 시간이 거의 없다고 선수들이 겁을 줬는데, 생각보다 준비할 시간이 무척 많았다"고 말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류현진은 가장 먼저 그라운드에서 몸을 풀며 생애 첫 올스타전 무대를 철저하게 준비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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