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정한 다문화가정 속 아이들, 폭력의 대물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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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정한 다문화가정 속 아이들, 폭력의 대물림
  • 최윤서 기자
  • 승인 2019년 07월 09일 19시 09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7월 10일 수요일
  •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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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 신고 극히 드물어…부부 아닌 사회문제로 봐야
류유선 대전세종연구원 위원 "대전 전수조사 가장 시급해…다문화 아이들은 지역 미래"

[인권 사각지대 결혼이주여성, 지역사회도 멍든다]
上.매매혼이 낳은 수직관계, 가정폭력의 시작  
中.불안정한 다문화가정 속 아이들, 폭력의 대물림
下.지역사회의 관심 및 지원정책 시급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최근 베트남 이주여성 폭행 사건이 전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직·간접적 폭력을 경험한 다문화가정 자녀에 대한 ‘폭력의 대물림’까지 우려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보안이 시급하지만 매년 다문화가정이 늘고 있는 대전지역은 제도는커녕 제대로 된 실태조사조차 없어 안일한 처사라는 지적이 따른다. 

폭력을 경험한 다문화 가정이 신고를 꺼리는 이유는 보복, 경제적 빈곤, 국적 취득 등 다양한 이유가 있다.

문제는 이로 인해 장기간 폭력에 노출되는 다문화가정 자녀들 또한 훗날 가정폭력을 대물림하거나 범죄를 재생산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이다.       

실제 대전은 지난해 다문화가족지원포털 ‘다누리’를 통해 총 725건의 가정폭력 상담이 접수됐지만, 신고로 이어진 경우는 극히 일부며 이 중에서도 실제 검거로 이어진 경우는 22건에 불과하다.

이번 베트남 아내 폭행 사건으로 불거진 국적 취득 문제 역시 가정폭력 신고를 막는 원인이 된다.

한국인 배우자가 신원보증 주체이기 때문에 이 부분이 볼모가 된다면 이주여성이 협박이나 폭력을 당해도 신고를 망설일 수밖에 없다. 

대전세종연구원의 연구자료인 ‘대전지역 다문화가족의 특성’에 따르면 대전지역 결혼이주여성 국적취득 비율은 43.04%(전국 평균 49.19%)로 제주도를 제외하면 전국 최하위다.

일각에서는 다문화가정의 폭력문제를 단순히 부부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닌 중·장기적인 사회문제로 확장해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폭력 피해 가정의 자녀들에게 범죄가 대물림되지 않도록 지역사회의 관심과 제도적 시스템 마련이 우선시 돼야 한다는 의미다.

류유선 대전세종연구원 이주·여성가족 담당 연구위원은 “사회 곳곳에 다문화가정 속 보이지 않는 폭력이 존재해 왔지만 그간 사회적 무관심 속에 지나쳐 왔다”며 “대전은 일단 전수조사가 가장 시급하다. 지역 내 결혼이주여성의 상황과 이들 가정의 현실 등이 상세하게 데이터화 돼야 이를 바탕으로 정책이든 조례든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전의 인구는 계속해서 줄고 있지만 유일하게 결혼이주여성과 다문화 아이들은 늘고 있다. 증가하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지역사회의 미래로 보고 접근해야 만 심리 상담, 한국어 교육 등 지역사회가 지원할 수 있는 현실적인 부분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