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도민일보 권범철
"아이구 철수엄마, 백일기도 마치고 오는 길인감?"

"어머어머 영희엄마 아닌감? 우리 새끼 수능 잘보라고 부처님한테 천배 올리고 오는 길이유."

"쯧쯧~자식 키우는 게 뭔지. 나도 저어기 이라크에 가 있는 아들놈 무사하라고 교회에서 새벽기도 다니고 오는 길이라우."

"에이그 이름만 '철수엄마'면 뭐한담. 이라크 자이툰 아직도 '철수' 안한답디까? 다른 나라도 다들 제나라로 돌아간 다는디."

"그러게나 말이유. 우리가 워낙에 빽없는 집안이라 나라에서 '까라면 까'야지유."

"답답한 나랏님이야. 큰나라가 까란다고 눈까지 깔고 고개까지 숙이면 우리자식들 안전과 명분은 어디서 찾는데유? 사막 모래밭에 명분은 못 찾고, 자존심만 깔고 뭉개고 있는 형국이니."

"그나저나 영희엄마, 저어기 저 아줌씨 있잖수. 우리보다 열심히 새벽기도 올리는 저 사람. 저 아줌씨도 우리처럼 자식공양 드리는 모양인던데?"

"으이그 말 마세요. 집값 폭등한 수도권에 자식 둔 아줌씨에요. 나는 입시전쟁터에, 철수엄마는 이라크전쟁터에, 저 아줌씨는 부동산전쟁터에 자식 보내고 저렇게 노심초사라우."

"에그 사는(生) 게 뭔지, 집 사는(買)? 게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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