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봉호 충북 옥천군의원

모진 바람이 불 때라야 강한 풀을 알 수 있다는 질풍지경초(疾風知勁草)라는 말이 있습니다. 후한서(後漢書) 왕패전(王覇傳)에 나오는 말로 아무리 어려운 처지에서도 뜻을 꺾거나 굽히지 않는 사람을 일컫거나 역경을 겪어봐야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는 뜻으로 쓰입니다.

길이 멀어야 말의 힘을 알 수 있고 오래 사귀어봐야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다는 명심보감의 노요지마력(路遙知馬力) 일구견인심(日久見人心)도 비슷한 의미로 사람은 어렵고 험한 처지를 겪어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고 오랫동안 함께 겪어봐야 그 사람의 진가를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인생이란 건 언제 어디서 어떤 힘든 일을 겪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아무리 힘든 일이어도 잘 견디고 나면 좀 더 발전되고 더욱 커진 자신을 발견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니 난 안 돼라며 피하거나 주저앉지 말고 그래도 한 번이라면서 할 수 있는 데까지 애쓰고 노력해보는 것이 자신을 제대로 알 수 있는 기회가 되고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기회도 되는 것입니다. 세한연후歲寒然後) 지송백지후조야(知松柏之後彫也) 날씨가 추워진 후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다른 나무보다 뒤늦게 시든다는 것을 알게 된다는 공자의 말씀 또한 같은 맥락입니다.

겪어보고 당해봐야 안다고 합니다. 옛말에 집안이 가난할 때라야 좋은 아내가 생각나고 세상이 어지러울 때라야 충신을 알아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어려움과 부족함이 지혜의 눈을 뜨게 한다는 것입니다.

몸이 아파봐야 몸의 소중함을 알고 곁이 허전해봐야 사람이 소중한 걸 알고 일이 없어봐야 일의 소중함을 알고 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깨닫게 되는 것이니 지금 당장 힘들다고 해서 불만을 토할 것이 아니라 그걸 견딜 기회가 생겼음을 감사하며 최선을 다해 살아가야겠습니다.

마차의 바퀴에 깔리고 사람들과 온갖 산 것들에게 밟히면서도 끝내는 꽃을 피우며 자신을 잃지 않는 질경이를 보며 견딤이 주는 질풍지경초(疾風知勁草)의 가르침을 잊지 말고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 아름다운 모습을 잃지 말아야겠습니다.

종(鐘)이 아플수록 그 소리는 더 멀리 퍼집니다. 역경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사람, 이런 사람이야말로 인간 승리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괴로운 가운데서도 늘 즐기는 것이 마음의 참 기능이라고 하는데, 셰익스피어도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고 합니다. ‘아플 때 우는 것은 삼류이고, 아플 때 참는 것은 이류이며, 아픔을 즐기는 것이 일류인생’이라고. 만약 지금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면 이런 말들을 생각하시면서 슬기롭게 극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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