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각 대전시건축사회장

모 카드사가 발표한 관광도시 순위에서 서울이 런던, 뉴욕, 파리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2014년도에는 6위였었고 2017년도에는 중국의 사드 보복(?)의 영향으로 22위로 떨어졌다가 케이팝의 영향인지 껑충 순위가 올랐다.

사실 서울은 잘 보존된 고건축과 울창한 숲이 우거진 산과 맑은 강 그리고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는 건물과 사람들의 다양성이 공존하는 매력적인 도시이다. 독자적이면서도 융통성 있게 외부의 영향을 수용하는 국민성과 진정성이 묻어나는 따뜻한 매너를 가진 시민들의 역할도 한몫 톡톡히 했을 것이다.

이런 영향인지 최근의 많은 지자체가 관광도시를 표방하며 이런저런 사업과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각 지자체가 가지고 있는 역사와 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겠다는 공약은 물론 일자리 창출과 관광을 연계시키겠다는 공약, 유교 관광이나 치유관광 등 지역의 특화된 컨셉을 이용하기도 하고 심지어 몇 개의 시도가 연합하여 공동 마케팅을 협약하기도 한다.

대전시도 7030을 계기로 올 해를 대전 방문의 해로 지정하며 관광도시의 경쟁에 참여했다.

원도심의 근대건축을 주축으로 하는 근대문화 탐방과 대덕연구단지 특구를 중심으로 하는 투어, 중구의 족보박물관을 위시한 효문화관광, 사이언스아트페스티발과 와인페스티발 등 다양한 축제를 관광과 연계하고자 하고 있다.

대전은 아직 개발하지 않은 많은 보물 같은 자원들이 즐비하다. 내포로 충남도청이 이전한 후 수차례의 개발방안을 내놓은 옛 충남도청사의 활성화는 원도심의 재생에 큰 원동력이 될 것이다. 목적이 필요한 사용자만의 접근이 필요했던 관공서에서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시민의 공간이 되도록 하기 위해 민관이 합동으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동구 낭월동에 있는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인 골령골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 위령시설의 설치는 한국전쟁의 실상과 피해를 통해 추모와 교육은 물론 시민공원으로서 거듭날 것이다.

또한 베이스볼 드림파크와 센트럴파크 조성과 같은 시장의 공약사항과 대전 도시철도 2호선인 트램과 역세권 활성화 및 도시재생 방안은 대전시가 관광도시의 힘을 갖추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이를 성공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몇 가지 원칙이 필요하다.

우선, 도시브랜드의 창출이다. 지역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타 도시와의 차별성을 위해서는 독특한 도시브랜드의 필요가 요구되고 있는데 공감의 수위가 현저히 낮은 상태이다. 도시가 가지고 있는 문화적, 지역적, 역사적인 자원들을 통일된 마케팅으로 묶을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다음에는 시민을 위한 문화 인프라의 구성이다.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 자원, 제도를 기반으로 하는 문화프로그램의 개발은 성공 여부의 큰 틀로 존재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민·관이 지속적으로 토의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특히 전문가 그룹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기획의 완성도를 높여야 할 것이다.

대전이라는 보물이 세상에 온전히 드러나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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