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관람객 증가 기대, 직장인 공연할인 이벤트도
성수기 무대현장팀 ‘난감’, 빠듯… 인력증원, 제작비↑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주52시간 근무제가 전면 시행되며 문화공연계에 뚜렷한 명암이 그려지고 있다.

워라밸 강화로 평일 저녁 공연 수요가 기대되는 반면 성수기와 비성수기가 뚜렷한 공연업계 현장에선 획일 적용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일 주 52시간 근로제가 확대 적용되며 문화공연계는 퇴근 후 시민들의 문화생활을 기대하는 등 평일 저녁공연 수요 증가를 전망하고 있다. 실제 예술의전당은 2020년부터 평일 공연시간을 오후 7시30분으로 하되 오후 8시로 변경 신청할 수 있도록 대관규약을 변경했다. 이미 몇몇 공연장들은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를 마련하거나 기존 매니아층 관람객을 유인할 다양한 프로모션을 개발하는 변화되는 생활상에 속도를 맞추고 있다.

직장인들에게 20% 할인을 해주는 연극도 일부 등장하거나 공연과 숙박·식사를 묶어 최대 30% 저렴한 패키지 상품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지역 공연계는 아직 이렇다 할 움직임은 없지만 중·장기적으로 이를 고려하고 있는 시점이다.

대전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성정(여·29) 씨는 “이번 달부터 회사에서도 52시간 근로제가 적용돼 6시면 정시 퇴근하고 있는데 확실히 시간적 여유가 생기니 문화생활에 예전보다 관심이 많아졌다”며 “특히 평일 공연에 대한 다양한 혜택이나 이벤트가 있으면 아마 장기적으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문제는 공연 현장 근로자의 워라밸에 초점을 맞췄을 때 발생한다. 먼저 성수기와 비성수기가 뚜렷한 공연계의 업무 패턴은 주52시간을 일률 적용에 사실상 한계가 있다.

특히 무대 세트 제작, 조명, 음향 등 무대현장팀들은 탄력근무제를 통해 전체 근무시간을 맞춘다 하더라도 공연이 몰리는 특정 시즌에는 주 52시간을 초과할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작업 기간을 대폭 늘리거나 인력 증원이 불가피한데 이는 곧 제작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 당분간은 시행착오를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지역 공연장 관계자는 “어쨌든 주52시간 근무제로 향후 공연 문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은 되지만 지역은 발 맞춰 나가지는 못하고 있는 현실”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 상품이나 공연 시간대 조정 등과 함께 노사 합의에 의한 근무시간제 적용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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