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대덕구가 문화 소외지로 굳어지고 있다.

최근 서구와 유성구에는 신규 영화관 입점이 줄을 잇고 있지만 대덕구는 단 한 곳의 영화관도 없어 구민의 소외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현재 대전지역 내 영화관은 총 14곳이다. 동구 4곳, 중구 2곳, 서구 6곳, 유성구 2곳으로 대덕구만이 유일하게 영화관이 없다.

영화 관람객이 증가하면서 신규 영화관 입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메가박스가 중구 대흥동 우리들공원 인근에 입점했다.

서구 관저동에 위치한 복합문화쇼핑타운에는 롯데시네마가 문을 연다.

CGV 역시 서구 가수원동 인근 복합쇼핑몰에 입점을 준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성구 관평동에는 영화관을 갖춘 현대 아웃렛의 조성이 예정돼 있는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현재 대덕구민의 문화 향유 혜택 불균형 현상은 걱정스러운 수준이다.

대덕구민들은 영화 관람을 위해선 다른 구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

"영화 한 편을 보기 위해선 마음먹고 나가야 한다"는 대덕구민의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영화 한 편을 보려면 자가용으로 30분 버스로는 1시간 이상 걸려 그나마 가까운 동구나 서구 영화관까지 가야 한다.

법동, 송촌동의 경우 영화관이 입점한 대전복합터미널과 가깝지만, 신탄진 주민은 "영화 한 편 보러 대전으로 여행을 떠난다"는 얘기를 한다.

아쉬운 대로 아파트 안에 40석 규모의 작은 영화관을 만들어 상영 시기가 한참 지난 영화를 보곤 했는데, 저작권법으로 이마저도 중단됐다.

대덕구 석봉동 주민인 김모(42) 씨는 "가족과 영화를 보려면 둔산동이나 용전동까지 가야 되는데 차로 30분, 거리상으론 12km를 이동해야 한다"면서 "문화 사각지대다 보니 영화 한 편 보려면 굉장히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대덕구민이 문화 향유 기회의 차별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다른 구의 영화관 추가 입점 소식에 대덕구민은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

다른 구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대덕구의 문화 인프라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대덕구 신탄진동 박모(40·여)는 "대덕구는 다른 구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편의시설인 대규모 체육시설, 백화점, 대형 쇼핑몰, 영화관 등 문화시설이 전무한 상황"이라며 "다른 구에 영화관이 들어선다는 소식을 들으니 소외감을 넘어 박탈감까지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구에는 영화관이 속속들이 진출하고 있지만, 대덕구에 영화관 입점 계획은 현재 없다.

석봉동 공공 영화관이 불발되면서 대덕구 북부에 앞으로 영화관 건립은 사실상 어렵다는 관측이다.

대덕구는 민간도시개발사업으로 기부채납을 받은 석봉동 부지를 민간에 매각하고 건물이 들어선다면 영화관 입점을 유도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대덕구 관계자는 "석봉동 문화부지에 영화관 입점의 구체적 계획은 없지만 문의는 들어오고 있다"면서 "우선 문화시설을 조성하고 영화관은 나중에 여건이 되면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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