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갑 대전 중구청장

얼마전 통계청이 발표한 ‘시·도별 장래인구 특별추계(2017~2047년)’는 인구 감소가 초래할 암울한 미래상을 보여줬다. 2017년에 이미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9개 시·도의 인구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2044년이 되면 세종시를 제외한 모든 지역 인구가 줄 것이라고 한다.

출생률보다 노인 인구가 증가하는 현상은 2013년 전남을 시작으로 이미 진행 중이다. 강원·전북·경북은 2017년 전부터 자연감소가 시작됐다. 충격적인 것은 2017년 5136만 명에서 약 80년 후인 2100년 경에는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고 그로부터 400년 후인 서기 2500년 경 한국은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소멸하는 나라가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충격적인 통계와 예상은 해외에서도 보고되고 있다. 유엔미래포럼과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 인구문제연구소에서도 대한민국의 인구 감소 문제가 세계에서 가장 심각하다는 경고하고 있다.

청년인구가 사라질 때 그 사회는 상상을 초월한 대가를 치르게 된다. 청년들은 일을 해야 한다. 독일은 2008년 초고령사회로 진입했지만 현재 유럽연합국 중에서 가장 탄탄한 경제를 만들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독일은 청년을 방치하지 않았다. 1970년대부터 청년에 투자했다. 공교육은 대학교까지 무상이고 대학생들은 주거비와 생활자금도 지원 받을 수 있다. 다른 유럽 국가들이 재정위기때 청년복지예산을 가장 먼저 줄였지만 독일은 오히려 다양한 청년지원정책을 실천한 것이다.

인구가 줄어드는 것은 사회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아이를 낳고 기르고 교육시키는데 있어 특별한 어려움이 없는 사회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의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은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를 지나 사회, 경제의 압박으로 인해 기존의 삼포에 주택마련, 인간관계, 꿈, 희망등 포기해야할 특정 숫자가 정해지지 않고 여러 가지를 포기해야 하는 세대라는 뜻의 N포세대 라고 불린다고 한다. 이러한 신조어가 생기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바로 기성세대와 정치권을 비롯한 사회가 우리나라의 미래를 짊어질 청년들에 대한 투자를 하지 않고 오히려 그들의 아픔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지금 대한민국이 처한 문제는 청년세대만이 아닌 장수시대와 저성장시대를 맞이한 인류 전체가 풀어가야 할 문제이다. 그리고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나가야 하는 주인공 역시 청년세대이다.

시대를 막론하고 청년들이 사회위기를 극복하고 혁신을 이끌어 왔다. 청년을 귀하게 여기고 이들에게 투자하는 것이야 말로 한국의 밝은 미래를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투자인 것이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어르신들을 위한 복지 정책도 필요하지만 미래를 책임질 청년들을 위한 투자도 중요하다. 청년 투자를 위한 장기적인 정책 투자가 사회적 합의가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자원 빈국인 대한민국에게 사람이 곧 최고의 자원이며 미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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