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대통령 최초로 北에
3시51분경 세 정상 한자리에
김정은·트럼프 긍정적 전망…
文대통령 “큰 고개 하나 넘어”

[충청투데이 박명규 기자] 한반도 분단이후 처음으로 남북미 3국 정상 만남이 30일 성사됐다.▶관련기사 4·5면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금단의 땅'인 북한땅을 밟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45분 판문점 군사분계선(MDL) 앞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악수를 했다.

두 정상은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 지역으로 이동해 기념촬영을 한 후 다시 남측으로 걸어와 군사분계선을 넘어왔다. 1953년 7월 6·25전쟁이 '정전협정'으로 중단된 이후 66년 만에 미국 대통령이 북한 땅을 밟은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남측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에게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사상 처음으로 우리 땅을 밟은 미국 대통령이다. 트럼프 대통령께서 분계선을 넘은 것은 좋지 않은 과거를 청산하고 앞으로 좋은 앞날을 개척하는 남다른 용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김 위원장을 만나고 싶다고 얘기했고 이렇게 만나 기쁘다"며 "지난 몇 년간 우리는 많은 진전을 이뤄냈다. 우리는 훌륭한 우정을 갖고 있고, 짧은 시간에 연락을 했는데 만남이 성사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3시51분경 자유의 집에서 기다리고 있던 문재인 대통령이 밖으로 나오면서, 남북미 세 정상이 한자리에 모였다. 한반도 분단이후 남북미 3국 정상이 한 곳에서 만나 대화를 나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어 남북미 정상은 자유의 집 안으로 이동해 회동을 이어갔다.

김 위원장은 자유의 집에서 "우리 훌륭한 관계가 남들이 예상 못하는 좋은 일을 계속 만들면서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맞닥뜨릴 난관과 장애를 극복하는 신비로운 힘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또 "북남 사이 분단의 상징으로 나쁜 과거를 연상케 하는 이런 장소에서 오랜 적대관계였던 우리 두 나라가 평화의 악수를 하는 것 자체가 어제와 달라진 오늘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런 (저를 만나겠다는) 의향을 표시하신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사전에 합의된 만남이 아니냐 하는데 정식으로 만날 것이라는 걸 오후 늦은 시각에야 알게 됐다"고 밝혔다.

회담이 끝난뒤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주도로 2∼3주간 실무팀을 구성해 협상을 하겠다”며 “앞으로 복잡한 많은 일이 남았지만 우리는 이제 실무진의 논의를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폼페이오 장관이 (실무팀을) 선정해 이미 (명단을) 갖고 있다. 비건 대표가 (실무팀의) 대표가 될 것”이라며 “비건 대표는 전문가인 동시에 한국과 북한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비건 대표가 저를 대표해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시에 “우리는 각각 대표를 지정해 포괄적인 협상과 합의를 하겠다는 점에 대해 합의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분계선을 넘어 '깜짝 월경'을 할 때 상황도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계석에서 만나 김 위원장에게 '경계석을 제가 넘어가길 바라십니까. 그렇다면 영광입니다'라고 물었고, 김 위원장이 동의했다”며 “미국 대통령 사상 처음으로 하는 일이라는 걸 알고서 영광이라고 했으나, 김 위원장이 어떤 답을 할지는 미리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가 김 위원장을 만나 '김 위원장이 희망한다면 언제든 백악관을 방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단계에 따라 어떻게 진행될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만남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평화프로세스가 큰 고개를 하나 넘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아주 과감하고 독창적 접근 방식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원래는 오울렛 GP(경계초소) 공동방문까지만 예정돼 있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대담한 제안에 따라 역사적 만남이 이뤄졌다”며 재차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와 우리 남북 7000만 겨레에 큰 희망을 줬다”면서 “방금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대로 양측이 실무자 대표를 선정해 이른 시일 내 실무협상을 돌입하기로 한 것만으로도 좋은 결과가 눈앞에 다가왔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박명규 기자 mkpark0413@cctoday.co.kr

나운규 기자 send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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