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 계속 …영업소득 근로자수준 밑돌아 … 대책 절실

▲ 청주 중심상권인 성안길에 붙어있는 임대점포 현수막들. 송휘헌 기자

[충청투데이 송휘헌 기자] 청주에서 장사를 하는 A(40) 씨는 최근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이 아닌 법원을 들락거리게 됐다. A 씨가 법원을 찾은 이유는 파산신청 때문이다. 호기롭게 장사를 시작했던 A 씨는 결국 불경기를 이기지 못하고 1년 만에 폐업을 했다. 남은 것은 빚더미였다.

A 씨는 "식당을 하기 위해 3년 정도 준비를 했고 몇 달간 상권을 분석해 음식점을 차리게 됐다"면서 "좋은 자리에서 시작하다 보니 세가 비쌌고 권리금 등을 준비하다 보니 대출을 끼고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처음에는 그럭저럭 벌이가 괜찮았는데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식자재 등 하나둘씩 물가가 오르니 이익이 줄었고 경기가 어렵다 보니 손님도 줄어 월세와 아르바이트 비용을 주는 것도 벅찼다"며 "직원들의 월급을 주기 위해 추가 대출도 받게 됐고 점점 빚만 늘게 돼 결국 폐업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이어 "벌이도 없고 대출금도 갚기 힘들어 파산신청을 알아본 뒤 파산신청을 하게 됐다"며 "가족들을 볼 면목이 없고 하루하루가 너무 괴롭다"고 토로했다.

B(35·여) 씨도 3년 이상 카페를 운영해왔지만 폐업을 하게 됐다. B 씨는 "처음부터 장사가 잘됐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달에 200만원 이상의 수입을 가져가서 아이를 키우면서 일을 할 수 있으니 괜찮다고 생각했다"며 "모든 물가는 오르는데 버는 것은 한계가 있으니 마진도 없고 폐업을 결정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B 씨는 “카페가 소자본 창업이다 보니 비슷한 카페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겼다”면서 "가게를 내놓은지 반년 정도 됐는데 찾는 사람이 없어 계약이 끝나는 이달에 자연스럽게 폐업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권리금도 받지 못하고 나가게 돼 5000만원 정도 손해를 보게 됐다"면서 "주변에서 장사한다고 하면 말리고 싶은 마음"이라고 호소했다.

C(54) 씨는 최근들어 직원이 30여명으로 줄었다. 기업컨설팅·아웃소싱 등을 전문으로하는 작은 업체를 운영하는 C 씨는 한때 직원이 150여명에 달했다. 그러나 벌써 몇년째 경제상황이 크게 악화되면서 컨설팅·아웃소싱일이 크게 줄어들었다.

C 씨는 “다른일로 방향을 전환하는 문제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며 “동남아로의 진출도 고심중”이라고 말했다.

취재에서 만난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은 임대료, 최저임금, 경기불황, 동종업종 과다 등 복합적인 요소로 폐업을 결정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중소기업연구원이 이달 ‘전국 소상공인 과밀화 현황과 시사점’을 발표했다. 도·소매업 소상공인 과밀현황(2015년 기준)을 살펴보면 충북의 경우 사업체당 평균영업이익 2344만원, 업체 수 2만 7606개소, 도·소매업 업종 내 비중 77.46%로 나타났다. 쉽게 설명해 사업체당 평균영업이익이 근로자 평균임금 수준을 밑도는 과밀화 상태라는 것이다.

또 충북 숙박·음식업 소상공인 평균 소득(2015년 기준)은 약 1895만원으로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업종 내 비중은 68.33%로 과밀화 상태이다.

한편 충청지역 고용동향을 살펴보면 지난달 자영업자는 19만 9000명으로 1만 5000명이 감소한 상태다.

송휘헌 기자 hhso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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