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축소·부족인원 감소 영향
대전·세종 수요 年 천명씩↓
경제활동인구 유출 등 우려

[충청투데이 이인희 기자] 충청권 취업 시장의 문이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중소규모 기업들이 신규 채용 규모를 20% 가까이 줄이는 것은 물론 취업률 상승 역할을 해 온 대기업조차 채용에서 한 발짝 물러나면서 취업난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30일 고용노동부의 '2019년 상반기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부터 3분기까지 채용 계획 인원은 모두 25만 1000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31만 4000명과 비교했을 때 20% 가까이 감소한 수준이다.

이번 조사의 경우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라는 점에서 조사 결과의 신빙성은 더욱 높다. 지속적인 중소규모 기업들의 경영축소 움직임이 채용 미계획이라는 결과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따라 신규 채용 규모를 꾸준히 늘려왔던 300인 이상 기업에서도 이 같은 축소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300인 이상 사업체의 올해 2~3분기 예상 채용 규모는 모두 3만 1000명으로 지난 하반기 같은 조사에서 14.5%까지 늘어났던 채용 규모는 5.0% 줄어드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중소규모 사업장 대비 채용 규모 축소폭은 훨씬 적지만 이른바 '대기업'이라는 상징성을 고려했을 때 구직자들에게 체감되는 분위기는 더욱 크게 다가올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즉 기존의 좁은 채용 시장의 문이 더욱 좁아질 것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이 같은 채용 규모 축소는 규모별 각 기업들이 현재 상황에서 충원이 필요한 인원을 의미하는 '부족인원'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규모별 각 기업들이 사전의 채용 여부나 계획과 무관하게 충원돼야 하는 인원은 모두 23만 5000명(4월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6만 1000명이 줄었다. 기업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인원이 급격히 줄어든 것이 이번 채용 규모 감소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이다.

이는 지역 기업들에게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대전·세종지역 인적자원개발위원회의 '2018년 채용인력 수요조사(정기조사)' 자료를 보면 연도별 채용 규모는 지난해 4만 6785명에서 올해 4만 5545명, 내년 4만 4231명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추세가 내수시상 침체 속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이 가시화되면서 일자리 질적 성장과 양적 성장을 어렵게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결국 이 같은 부담감이 지역 기업의 성장 동력을 상실케 하는 요인으로 작용,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기업들이 이른바 '몸 사리기'식의 긴축운영에 들어가면서 신규 채용 축소로 대응한다는 것이다.

지역 경제계의 한 관계자는 “거듭되는 채용 축소 분위기는 결과적으로 경제활동인구를 수도권과 신도시 유출로 몰아가는 악조건이 된다”며 “이에 따른 노동력 부족 현상은 기업 경영환경 악화를 더욱 부추기는 악순환의 고리를 양산해 지역 경제에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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