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부담·외국인 불편 이유
식당들 트렌드 맞게 입식 전환
일부지역 지원…"대전도 필요"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앉아 생활하는 '좌식(坐式)문화'가 사라지고 있다. 

우리나라 고유문화로 자리 잡았던 좌식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입식(立式)문화가 자리매김하고 있다. 글로벌 관광 시대의 흐름 따라 다른 지자체에서 입식 좌석 개선 지원사업이 추진되면서, 대전도 대전방문의 해를 맞아 사업 추진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최근 식당에는 좌식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좌식 식당이라고 해도 입식 테이블이 주를 이루고 좌식 테이블이 일부 남아있는 정도다. 손님들이 신발을 신고 벗는 수고도 수고지만, 허리와 척추, 고관절에 부담을 주는 자세란 점이 부각되면서 좌식을 꺼리기 때문이다.

직장인 이모(34) 씨는 “좌식 테이블은 벽 쪽이 아닌 이상 등을 기대기가 힘들어 허리가 아프다”며 “일부러 좌식 식당을 피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일식집들 역시 최근 트렌드에 맞게 좌식보다는 의자에 앉아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입식 좌석으로 내부 구조를 바꾸고 있다. 대전 둔산동에서 일식집을 운영 중인 윤모(49·여) 씨는 “좌식 식당을 인수해 그대로 운영 중이었는데 좌식이 불편하다는 손님들도 많았고 좌식이라 그냥 나가는 손님도 있었다”며 “우리 가게뿐만 아니라 다른 식당들도 다 입식으로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입식문화를 보편화시키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매년 1300만 명에 달한다. 좌식문화를 공유하는 중국인·일본인 관광객을 제외해도 300만 명이 넘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의 좌식문화를 낯설어하는 셈이다.

부산, 광주, 강원, 경북, 청주 등 지역에서는 소상공인 지원과 외식문화 개선, 서비스 향상을 위해 시·군·구 차원에서 입식을 독려하기도 한다. 부산시는 연 매출액 3억원 이하인 좌식 음식점 50곳 내외의 업체를 선정해 업체당 300만원 한도로 지원한다.

강원도 양구군은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스포츠 대회 참가 혹은 전지훈련을 위해 지역을 방문한 선수들이 음식점들의 좌식에 불편함을 느끼자 해당 지역 음식점들이 입식으로 테이블을 교체할 수 있도록 사업비 50%를 지원했다. 경북도는 도내 음식점과 숙박업체 등 관광 사업체 300여 곳에 160억원을 지원해 좌식 테이블을 입식으로 교체해주는 '입식 좌석 개선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청주는 좌식 테이블을 입식테이블로 변경하고자 희망하는 일반음식점에 대해 최대 80만원까지 지원하고, 광주 서구 역시 입식테이블 설치를 지원한다.

대전방문의 해를 추진 중인 대전시도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불편사항 해소를 위해 음식점 입식 좌석 개선 지원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전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53) 씨는 “타 지자체는 글로벌 관광 흐름에 맞춰 입식 지원사업을 추진 중으로 알고 있다”면서 “대전방문의 해를 맞아 대전을 방문하는 외국인 여행객의 편의를 위해 지원 사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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