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캠페인 ‘러브 투게더’ <29>진실한 사랑-1편]
중국인 이청란씨 10년 전 한국 와
쌍둥이형제 낳고 열심히 살았지만…
뜻밖의 사고에 남편은 하반신마비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중국인 이청란(46·가명) 씨가 이혼 후 한국에 온 것은 10여 년 전. 딸아이를 중국에 있는 친정집에 맡기고 돈을 벌기 위해 사촌이 사는 한국 그 중에서도 대전으로 왔다.

지금의 남편 김정수(42·가명) 씨를 만난 곳은 일하던 식당이었다. 이 씨는 홀 서빙을 맡았고, 남편 김 씨는 주방장으로 일을 했는데 남편은 그녀에게 적극적으로 구애를 했다. 말도 잘 통하지 않는 타국에서 먼저 손을 내밀어준 남편이 고마웠다.

한편으론 자신은 4살 연상의 외국인이고 더욱이 딸까지 있는 이혼녀였기 때문에 한국 총각과의 만남이 고민됐던 것도 사실이었다. 싹싹하고 이해심이 깊었던 아내 이 씨를 놓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던 김 씨는 그녀에게 무언지 모를 강한 확신을 느꼈다. 그렇게 둘은 우여곡절 끝에 결혼에 골인했고, 이 씨는 남은 생에 다시없을 줄 알았던 가정을 꾸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쌍둥이 형제를 갖게 된 부부는 하루하루를 행복으로 채워나갔다. 가족이 늘어나면서 경제적 부담감도 커진 남편 김 씨는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 벌이가 적었던 식당 주방장을 그만두고 건설현장으로 근로감독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나갔다. 쌍둥이들이 초등학교 8살이 되던 2016년, 사고는 터졌다.

세종 건설현장에서 관리직으로 일했던 남편은 그날도 현장 책임자로 15t짜리 대형트럭을 운전했다. 오르막길의 S자 코스의 좁은 도로를 지나던 길, 김 씨는 맞은편에서 버스가 오자 속도를 줄이려 브레이크를 밟았다. 하지만 브레이크는 좀처럼 말을 듣지 않았고 결국 중앙선을 침범해 가드레일을 들이박고서야 김 씨의 트럭은 멈춰 섰다. 천만 다행으로 마주 오는 버스는 피했지만 부러진 전봇대가 김 씨를 덮쳤다. 사고 후 남편은 하반신 마비로 평생 휠체어 생활을 하게 됐고, 후유증으로 희귀난치질환인 복합통증 판정을 받았다. 당시 사고 차량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지 못해 브레이크 고장을 입증하지 못했다. 또 다른 문제는 김 씨가 대형면허를 소지하지 않은 채 운전을 해 무면허 소지자가 되며 보험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점이다.

김 씨는 “3년간 민사 소송을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일심 공판이 예정돼 있다. 회사에선 면허를 소지하지 않은 것을 몰랐다는 입장인데 말도 안된다”며 “육체적 고통도 고통이지만 정신적인 압박과 스트레스가 상당하다. 나쁜 생각도 들어 현재 우울증 약도 처방받아 먹고 있다”고 털어 놓았다.

<7월 5일자 2편 계속>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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