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SI 99.4… 전달比 0.9p↓
경기침체·물가하락세 중첩돼
준 디플레이션 위험 커질수도

[충청투데이 이인희 기자] 대전과 충남지역 소비심리가 빠른 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비관적인 지역경기 전망이 이 같은 소비침체를 부추기는 가운데 물가상승률이 안정목표치를 크게 하회하면서 지역 내 소비와 투자 모두를 갉아먹는 ‘디플레이션’ 진입 조짐이 나타나는 상황이다.

26일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의 ‘2019년 6월 대전충남지역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6월 대전과 충남지역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달 대비 0.9p 떨어진 99.4를 기록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2003~2018년 장기 평균을 기준값 100으로 잡고, 지수가 이보다 높으면 소비 심리가 낙관적이고, 반대인 경우는 비관적으로 볼 수 있다.

지역 소비자심리지수의 경우 올해 4월 103.7을 기록하는 등 기준치를 웃돌며 비교적 긍정적인 분위기를 나타냈지만, 지난달 100.3으로 크게 떨어진 이후 이달 들어 올해 처음으로 기준치 아래를 기록했다. 이는 가계의 경제상황 인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향후경기전망지수는 76으로 전월(78)보다 2p 하락했으며, 현재와 비교한 6개월 후의 소비지출전망지수는 전월(110)보다 3p 하락했다. 반면 현재와 비교한 6개월 후의 가계수입전망지수는 99로 전월과 동일한 것으로 나타나 결과적으로 소비심리를 위축시키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기인식과 고용지표 부진 등의 영향을 받은 취업기회전망 지수 또한 78로 3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는 등 전형적인 경기침체 분위기가 지역에서 고스란히 드러낸 상태다.

문제는 이 같은 경기침체가 최근의 물가 하락세와 중첩되고 있다는 점이다. 통상적으로 물가의 하락은 가계나 기업 등의 소비심리 촉발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소비 활성화 결과로 이어진다.

실제 충청지방통계청의 ‘2019년 5월 소비자물가동향’ 자료를 보면 5월 대전지역 소비자물가지수는 104.42로 전월 대비 0.2%, 전년 동월 대비 0.5%만 상승하는 등 0%대의 물가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수요, 공급은 물론 정부정책 측면에서 물가하방 압력이 모두 늘어남에 따라 지역 물가가 정부의 물가 안정 목표치를 크게 하회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게 흐르는 상황이다.

최근의 경기침체에 대해 가계 및 기업 등 경제 주체들 모두 반등 요인을 발견하지 못하면서 ‘가격이 더 떨어지면 소비할 것’이라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결국 이는 소비와 투자요인을 모두 갉아먹는 디플레이션 현상으로 옮겨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역 경제계 한 관계자는 “물가 여건을 비롯해 지역 내 자산시장 여건 등 포괄적인 부분들이 부정적으로 나타나면서 디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당장의 디플레이션 상황으로 볼 수는 없지만 향후 경기 상황에 따라 그 위험도가 더욱 커지는 ‘준 디플레이션’ 위험성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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