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하 청주시 민간공원개발팀장

우리 부서는 오는 2020년 7월 공원 일몰제에 대비해 최근 읍면동 중심으로 주민설명회를 마련하고 있다. 공원 일몰제가 시민이 이해하기 쉬운 내용도 아니고 쉽게 접해본 내용도 아니라 설명회에서는 일몰제가 무엇인지 설명을 하고 궁금한 내용에 대한 질문을 주고받는다. 내 집 앞 공원에 대한 질문은 당연하지만 일몰제 대응 방안에 대해 '청주시는 아무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 '민간공원 개발은 공원 전체를 파헤쳐 개발하는 것이다', '우리 집 뒤에 50층 아파트가 들어선다' 등과 같이 잘못된 정보를 진실로 믿고 있는 경우도 많아 놀랐다. 공원 일몰제에 대응하고 있는 업무 팀장으로서 누가 이런 정보를 흘렸는지 억울한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보다는 시민에게 제대로 알리지 못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일몰제가 시행된 지난 20년간 청주시는 복지사업을 비롯해 도로, 상·하수도 등 시민 체감도가 민감한 각종 SOC 사업에 예산을 집중 투자했고 이에 따라 공원 부지 매입에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어려운 재정 여건 속에서도 2005년부터 공원 확보에 446억 원을 투자했으며, 2015년에는 토지주 저항 등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우암산, 부모산 등 6곳 38㎢를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했고 정부 대책으로 제정된 민간개발 특례 제도를 활용해 적극 대응해 가고 있다. 민간공원 개발은 비공원시설이 설치되는 30% 이내만 개발되고 나머지는 원형 보전하고 녹지가 추가로 확보되며, 공동주택은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평균 25층 아파트만 건축 가능하다.

공원 일몰제는 이제 1년 앞으로 다가온 현실이다. 우리 시에서는 '공원 최대 확보, 일몰제 부작용 최소화'라는 원칙 아래 단 한 평의 공원이라도 더 지키기 위해 지방채 발행 등 예산 확보를 통한 시 매입과 민간공원 개발을 병행 추진하고 있지만 우리 시 여건 상 모든 공원을 다 지키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시는 시민에게 시의 정책이나 올바른 정보를 알려줄 의무가 있다. 일부에서 시의 공원 일몰제 설명회가 부적절하다고 주장하지만 시는 시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시민이 혼란스럽지 않도록 할 책임이 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민간공원 개발에 대해서도 가장 적합한 선택은 아니지만 해제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을 적극 알려야 한다. 해제됐을 때의 문제점이 더 많다는 것을 우리 시는 알고 있고 그에 대한 책임 또한 우리 시에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공원 일몰제를 대응할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 무엇인지 신중히 고민해 모든 역량을 모아 신속히 대응해 나가야 할 시기임이 분명하다. 2020년 도시공원 일몰제를 당장 위기로 볼 수도 있지만 어차피 닥쳐올 일이다. 오히려 이것을 기회로 삼아 도시공원을 살리는 데 함께 노력한다면 막지 못할 일은 아니라도 본다.

아울러 공원 부지 매입에 한정된 청주시 예산을 집중한다면 시민에게 돌아갈 다른 혜택이 줄어들 수도 있어 직접적인 피해는 시민에게 돌아갈 수 있다. 그러기에 지금부터라도 보다 적극적으로 도시공원 일몰제를 시민에게 알려 이해와 협조를 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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