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우 YTN 충청취재본부장

보수(報酬). '고맙게 해 준 데 대한 보답' 또는 '일한 대가로 주는 돈이나 물품'을 뜻한다. "이달부터 임금 피크제에 걸려 보수가 절반으로 줄어 절약해야 한다." "이젠 주52시간 근무제 때문에 수당받기 다 글렀어. 결국 보수가 준 셈이지. 빌어먹을." '보수'는 이익이나 혜택을 제공한 사람이 그 이익이나 혜택을 받은 사람으로부터 받는 보상이다.

한자어로 풀어보면 '보(報)'와 '수(酬)'는 모두 '갚다'는 뜻이다. 이렇다면 동의어반복으로 언어의 절약차원에서 비경제적이다. 이런데도 왜 보수란 말이 쓰였고 숨겨진 의미는 무엇일까.

'수(酬)'는 '술 酉(유: 닭이란 뜻도 있음)'와 '마을 州(주)'가 합쳐진 단어로 '갚다' 이외 '잔을 돌리다, 술을 권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까 '보답의 대가로 술을 따라 주거나 아예 가져가도록 한다’는 의미다. 글자대로 라면 보수는 술이다.

지금이야 보수로 돈이나 물품을 받는다. 아주 먼 옛날 화폐가 탄생하기 전에는 돈을 줄 수 없었다. 더욱이 그 당시는 최소한의 자연친화적 생활에다 내일을 준비하지 않는 삶이어서 마땅한 물품도 흔치 않았다. 그 당시 사람들은 무엇을 줄까 고민하다 먹을거리(주로 제사용)인 술을 따라 줬던 것이다. 이때 술을 줬으니 '보수(報酬)'라 한 것으로 추측된다.

영어에서 급여가 'Salary'다. 이 단어 뿌리는 소금(Salt)이다. 지금이야 소금은 주로 음식에 사용되지만, 아주 먼 옛날 로마제국 시절은 병사들의 급여를 소금으로 지급했다. 때문에 'Salt'에서 라틴어 Salarium(급여)가 파생되고 오늘날 'Salary'가 탄생한 것이다.

중국에서는 급여를 술로, 서양에서는 소금으로 지급했던 이유는 그 당시 술과 소금은 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술은 마시면 취해 두려움을 잊게 해줘 위협의 주범인 비인간(짐승과 자연현상 등)에 잠시나마 대적할 수 있는 용기를 주고, 소금은 인체에 없어서는 필수요소라는 점도 대가의 명칭으로 등장했던 이유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