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기업이 대전을 속속 떠나고 있다고 한다. 기업환경이 열악하다는 걸 입증해주는 결정적인 자료다. 연매출 100억원 규모의 기업들만 따져도 불과 10년 사이에 17곳이 타 지역으로 이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연 대전은 기업들에게 매력 없는 도시인가. 왜 이렇게 지역투자를 꺼리는 환경이 조성됐는지 엄중하게 자성하고, 기업하기 좋은 도시 만들기에 지역역량을 모으지 않으면 안된다.

각 지역마다 지역기업의 활동 여건을 조성해주는 한편 신규로 기업유치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고용 확대, 세수 증대 등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이다. 기업투자가 활성화되면 지역소득이 창출되고 소비가 촉진되면서 지역경제의 선순환구조를 가져온다. '2017년 지역소득’에 따르면 대전 경제력은 제주와 광주에 이어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제조업 비중이 전국 최하위권에 속한다. 지역경제성장의 동력이 부족한 가운데 전형적인 소비도시 형태를 읽을 수 있다.

타 시·도의 경우 대기업이나 지역대표기업이 우리나라 주력산업을 견인하면서 지역내 총생산 규모를 늘리고 있는 것과는 극명하게 대비되는 모습이다. 언필칭 대덕특구만의 탁월한 인프라를 그토록 강조하면서도 차별화된 성장동력으로 활용하지 못한 것은 뼈아픈 대목이다. 대덕특구나 KAIST 등의 연구·지식기반을 활용한 벤처 창업 환경이 우수함에도 우리나라 벤처생태계를 이끌만한 지원책은 역부족이다. 지난 3월 연 매출 2000억 원 규모의 유망기업이 성장단계에서 서울로 이전한 사례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기업 투자 환경 조성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대전은 기업유치의 기본 인프라인 산업용지의 사정부터 여의치 않다. 기업이 공장을 증설하고 싶어도 땅값이 비싸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외지기업이 선뜻 대전으로 이전할 수 있겠는가. 산단 조성 등을 통해 이를 해결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4차산업혁명특별시를 지향하는 대전시로서는 제조업을 IT·SW산업과 융합시킴으로써 부가가치를 키우는 이른바 '제조업 르네상스'도 주력할 일이다. 지역 산업구조 고도화의 큰 그림을 하나씩 현실화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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