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신도심 핵심상권 임대료↑
임대료 부담에 업종 포기도
상가공실 증가…상권위축 우려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상인들이 급등하는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쫓겨나고 있다.

임대료가 상승할 경우 인상분 감당이 어려운 상인이나 업종은 퇴출될 수밖에 없어 장기적으로는 해당 상권이 위축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전의 전통적인 핵심 상권으로 꼽히는 서구 둔산동 대전시청 주변 상권이 최근 속앓이 중이다. 대전시청 주변은 관공서가 모여 있어 음식점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

대전시청, 대전시교육청, 대전지검과 지법, 대전 서구청 등 20여 개의 크고 작은 관공서가 모여 있다. 또 을지대병원을 비롯해 각종 병원과 학원, 사무실 등이 집중돼 있고, 대전도시철도 1호선 시청역과 시내버스 간선 지선버스가 가장 빈번하게 지나는 곳으로 유동인구도 많다. 

이에 따라 상인들은 비싼 임대료를 감당해야 했다.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치솟자 상인들의 한숨은 늘었다.

이모(55) 씨는 시청 주변 월세 500만원에 가게를 임대해 음식점을 차렸다. 임대료는 해마다 계속 올랐다. 최근에는 건물주가 월세 1000만원을 요구했다.

이모 씨는 건물주에게 ‘매출이 그대로인데 가게 사정을 봐달라’고 했지만 소용없었다. 2배로 오른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이모 씨는 가게를 포기하기로 결심했다.

이모 씨는 “장기 불황으로 점점 줄어들던 매출이 지난해 대비 20%까지 빠지는 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최근 임대료가 2배 이상 올라 최소한의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임계점에 다다라 가게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시청 근처의 공무원들이 자주 가는 한 음식점 역시 임대료가 올라 이전을 했다. 현재 그 자리에는 대기업에서 임대료를 부담하는 체인점 매장이 들어섰다. 이 음식점은 메인 거리에서 벗어나 골목으로 이전해 다시 영업을 하고 있다.

인근 상인 김모(57) 씨는 “해가 바뀌고, 재계약을 할 때마다 두 세배씩 뛰는 임대료 때문에 상인들은 한계에 도달해 있다”고 전했다. 

대전 원도심 상권의 핵심인 으능정이 거리 역시 마찬가지다. 일부 대기업 업체들의 진입으로 임대료가 상승하며 기존 상인들을 압박하고 있다.

으능정이거리 메인 거리는 비싼 임대료 때문에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자리 잡았다. 기존에 메인 거리에 위치했던 상인들은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한때 폐업을 고민했지만, 뒤 골목에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으능정이 거리에서 음식점 운영하는 박모(61) 씨는 “불황이 이어지고, 임대료가 계속 오르면서 결국 이 곳도 다른 번화가와 비슷한 프랜차이즈 앞마당이 됐다”고 말했다.

임대료가 상승할 경우 인상분 감당이 어려운 상인이나 업종은 퇴출될 수밖에 없어 장기적으로는 해당 상권이 위축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역 상점가 상인회 관계자는 “값비싼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점점 지역을 떠나면 공실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사람들이 공실이 많으면 상권이 위축됐다고 생각해 발걸음이 끊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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