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욱 대한건설협회 대전시회 회장
8대·9대 건설협회 대전시회 회장 맡아
운영위원·회원들 지지에 진심으로 감사
국회 방문·자문단 구성… 지역 대변 노력
건설단체총연합회 경제활성화 힘 모아
신규 물량감소·일감부족… 지역업계 고민
시·유관기관·업계 해결방안 모색 절실
기술경쟁력 향상·경영혁신 선행 필요

▲ 정성욱 대한건설협회 대전시회 회장은 “지난해 SOC 인프라 예산 축소로 대정부 건의 및 국회 토론회 동참, 지역 국회위원을 방문해 예산 확정을 위해 노력한 일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금성백조 제공
▲ 정성욱 대한건설협회 대전시회 회장. 금성백조 제공

[충청투데이 박현석 기자] 자부심과 사명감. 이 두가지가 오랜시간 건설인으로 종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한다. 지역 건설회사의 수장이면서 건설업계 대변인 역할을 맡아온 정성욱 대한건설협회 대전시회장의 얘기다. 어린나이 학업을 뒤로 하고 생업을 위해 뛰어든 건설업은 그에게 생존이나 다름없었고 그 시간들이 이어져 어느덧 60년을 훌쩍 넘겼다. 그 세월을 걸어오며 건설인으로 쌓은 경험과 능력은 생존의 영역을 넘어 무엇을 위해야 하는 지에 대한 숙제를 안겼다. 이는 모든 건설인들의 고민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 회장은 2012년부터 제8대와 제9대 대한건설협회 대전시회 회장직을 맡아왔다. 충청투데이는 퇴임을 앞둔 정 회장을 만나 그동안의 소회와 지역 건설업계가 나아갈 방향을 물었다.

대담=전홍표 대전본사 취재2부장

-25일 임기가 끝난다. 건설업계 대변인으로 활동해온 소감은.

“지난 7년 간 운영위원을 비롯한 회원 분들의 지지와 격려 속에서 부족함 많은 제가 임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지역 건설 산업 발전과 활성화'라는 공통의 목표 아래 회원 분들과 함께 협회를 이끌어왔다. 협회장으로서 공통의 목표에 더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그 아쉬움이 더욱 진하게 남는다. 차기 회장인 신임 한승구 회장께서 혜안과 경륜으로 회원 분들과 함께 슬기롭게 나아갈 것이다. 한 회장은 대전 출신으로 지역을 누구보다 아끼고 사랑하고, 지역건설업계의 어려운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한 회장이 공언한 소통과 상생을 바탕으로 회원사들이 처한 위기 극복과 권익 신장, 새로운 도약의 기회 수립을 통해 협회를 훌륭히 이끌어 갈 것이라고 자부한다.”

-지역 건설업계를 위해 큰 목소리를 내고 많은 활동을 했다. 그 중 기억에 남는 일은.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지난해 SOC 인프라 예산 축소로 대정부 건의 및 국회 토론회 동참, 지역 국회위원을 방문해 예산 확정을 위해 노력한 일이 기억에 남는다. 이어 '대전지역 인프라 연구 정책 자문단'을 구성, 대전 인프라 투자 정책 방향 제시 및 핵심 인프라 프로젝트 발굴 연구 등을 진행한 바 있다. 지역 건설업 위기 극복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노력한 일들이다. 앞으로도 화합과 유대감 강화로 동반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힘을 모았으면 싶다. 취임 공약이었던 대전건설단체총연합회 결성도 기억에 남는다. 협회 회원과 단체들의 지지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건설단체총연합회도 함께 이끌어왔다. 건단연 활동 소감은.

“건단연은 지역의 건설단체와 건설관련 학·연단체가 참여하는 총연합단체의 성격으로서 건설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지혜와 힘을 모아 지역사회 발전을 도모하는 견인차 역할을 하자는 것으로 출발했다. 지난해 정부에서 발주하는 모든 공사에 적정공사비가 반영될 수 있도록 대국민 호소대회에 참여함으로써, 건단연의 단합된 힘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건단연은 충청투데이와 인연이 깊다.

“대전지역 각계에 신년교례회가 있었지만 대전의 건설산업 발전을 위해 좋은 기회를 마련해준 2015년 충청투데이 건설인 신년교례회의 시작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당면 과제들을 함께 고민해 보고 한 해의 사업과 지역 건설경제 방향을 예측하고 또 위기를 대비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됐다고 생각한다. 해가 바뀌고 새해가 되면 언제나 마음가짐이 새롭고 사업을 처음 시작했던 때가 떠오른다. 건설인 신년교례회에서 매년 좋은 분들을 뵐 수 있어서 항상 설레고 즐거운 시간이었고 무엇보다 후배 건설인, 원로 건설인분들이 한 자리에서 새해 인사를 같이 할 수 있어서 언제나 마음이 든든했다. 어려울수록 더욱 합심해야 한다. 앞으로도 건단연과 충청투데이가 지역 건설산업 발전을 위해 처음 신년교례회를 기획했던 그 마음, 그 의지로 건설인들 위한 자리를 지속적으로 마련해주길 기대한다.”

-건설경기의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다. 앞으로 전망은 어떻게 보나.

“현재까지 건설경기, 투자, 수주 등 어느 하나 좋은 것이 없다. 총체적 난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건설기업경기실사지수(CBSI)는 전년대비 25.6p 하락한 63p를 기록했다. 지수가 25p 이상 하락한 것은 신규 공사물량이 크게 위축돼 건설 경기가 매우 좋지 않은 상황임을 의미한다. 건설 투자 역시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3분기 연속 5% 이상 감소했다. 1/4분기 건설수주도 민간 침체로 전년 대비 9.4% 감소하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최저임금 인상, 주52시간 근로 등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도 건설업계 위기 요인 중 하나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정부가 내년부터 4년 간 32조원의 노후 SOC 개선자금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삶의 질을 증진시키는 중요한 투자이며, 일자리 창출 등 경제 활성화를 위해 꼭 필요하다. 또, 민간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부진해 하반기 특단의 건설투자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얼어붙은 건설경기에 온기가 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 건설인은 단단한 뚝심으로 어려움을 극복해나갔다. 호황일 때 불황을 준비하고, 불황일 때 호황을 준비하는 자세로 슬기롭게 헤쳐 나가야한다. 지역과 국가 경제의 기틀엔 건설업이 있다.”

-지역 업체와의 상생이 중요한 시대다. 중소업체를 위해 어떤 일을 했는 지.

“타 시·도를 볼 때 일부 단체 장 맡으면서 이를 이용해서 본인 사업을 키우고 기회를 만드는 분들이 많았다. 건설협회장과 건단연 회장을 맡으며 지역중소업체와 상생을 위해 공언했었던 것을 끝까지 지킬 수 있어 영광이었다. 일반공사 100억원 미만, 개발사업 200억원 미만, 공동주택 400세대 이하는 참여하지 않았다. 부끄러운 일 없이 지역에서 기업하는 사람으로 떳떳하기 위해 매사 노력하고 행동도 조심해 왔다. 가끔은 좋은 일을 하는데도 여러 이해관계가 다르다 보니 고깝지 않게 보는 시선도 있을까 걱정이 되는 때도 있었다. 건설시장이 어렵지만 같은 업계이기에 같이 함께 헤쳐 나가야 한다.”

-지역 건설업체가 겪고 있는 어려움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신규 물량 감소에 따른 일감 부족이 현 지역 건설업계의 가장 큰 고민이자 고통이다. 특히 정비사업 분야에서 지역 건설사들의 고민이 크다. 건설경기 침체와 신규 택지 공급 부족으로 정비사업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면서 대형 외지업체가 지방 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미 대전 내 재개발·재건축 단지 대부분은 대형 외지업체들이 브랜드 선호도를 앞세워 빠르게 잠식해가고 있다. 최근 정부가 가로주택정비사업 규제를 완화해 소규모 정비사업에도 손을 뻗고 있는 상황이다. 수주전은 더욱 치열해지고 지역 업체 수주장벽은 더욱 높아져가고 있다. 시와 유관기관, 건설업계 등이 함께 머리를 맞대 지역 건설 산업 활성화와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한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방향을 모색해야한다.”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민간특례사업과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최대 이슈다. 이와 관련한 건의사항이 있다면.

“도시공원 민간특례사업은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에 마중물이 될 정책사업으로, 일자리 창출과 고용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당사자들 간 이해관계가 각기 다른 만큼 시에서 철저하게 연구하고, 전문기관 및 자체 검증단의 검증을 통해 시민과의 이해와 공감을 얻을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지난 14일 도시계획위에서 최종 부결됐지만 시에서도 재정을 고려해 매입방안 등 적극 검토할 것이라 생각한다. 또 중앙정부에 지방채 발행을 위한 이자 전액 지원을 건의하는 등 일몰제 따른 대응방안을 장기적으로 보고 있기에 점진적으로 혜안을 모아 풀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의도로 목적을 가졌다 해도 추진도 과정이 합리적이지 못하면 정당화 될 수 없다. 트램은 대전의 대중교통 활성화는 물론 트램역 중심의 상권을 포함해 지역경제도 활기를 띌 것으로 예상되며 무엇보다 침체됐던 대전 도심의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되는 사업이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더불어 국가균형발전 차원의 성공 모델로도 자리매김할 수 있다. 전국 최초로 추진된 사업이어 타 지자체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1월 예타 면제됨으로써 트램 건설 추진에 탄력을 받게 됐다. 앞으로도 국가적 관심과 지원이 꼭 필요한 사업이다. 중앙부처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대전 트램의 성공적인 추진을 바란다.”

-끝으로 침체된 건설경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역건설업계에 당부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이제는 지역을 넘어 전 세계가 무한 경쟁 시대로 같은 업계 간의 경쟁을 넘어 남다른 기술, 새로운 사업방식, 다양한 대안들이 공존하며 업종을 넘어선 경쟁과 융복합이 보편화되고 있다. 이러한 산업적 상황에서 건설 역시 우선 수주하고 보자는 경영방식보다는 기술경쟁력 향상과 경영혁신이 선행돼야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우리 스스로의 높은 기준과 포괄적 건설서비스에 대한 자부심을 바탕으로 한층 더 수준 높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을 때, 비로소 새로운 기회와 혁신, 미래를 앞서나갈 수 있을 것이다. 또 일부 부도덕한 건설사들 때문에 업계 전체의 이미지가 훼손되는 안타까운 일도 이제는 없어져야 하며, 부정청탁방지법을 계기로 한층 더 높은 윤리의식과 행동으로 윤리경영을 실천해 나가야 한다.”

정리=박현석 기자 standon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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