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융합연 플라즈마연구센터
‘플라즈마 파밍’ 프로젝트 눈길
고구마에 기술 적용해 보관…
3개월 지나도 갓 수확한 듯
농식품 산업분야 등 활용 기대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 한 달간의 해외여행을 앞둔 가정주부 A 씨는 오랜 기간 집을 비우지만 마트에서 장을 본다. 토마토, 고구마, 계란 등 식재료를 종류별로 구입해 냉장고를 가득 채운다. 여행기간 방치돼 재료가 썩거나 상할 수 있지만 걱정 없다. 플라즈마 처리가 가능한 냉장고가 있어 최소 몇 개월은 변질 없이 신선하게 식품 보관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사례는 ‘플라즈마 파밍(Plasma Farming)’을 연구하는 국가핵융합연구소 플라즈마기술연구센터(이하 연구센터)가 꿈꾸는 미래의 모습이다. 대덕연구개발특구 기자단 팹투어를 통해 방문한 연구센터는 전북 군산 새만금산업단지 내 위치해 있다. 연구센터는 2014년부터 플라즈마 응용기술 개발 연구인 플라즈마 파밍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최근 준공한 ‘플라즈마 복합연구동’은 새 단장을 마치고 지난달 문을 열었다. 이곳 플라즈마 농·식품 저장실험실에는 중간 크기의 수조가 두 개 놓여있다. 한 곳엔 곰팡이가 잔뜩 핀 고구마가, 다른 한 곳엔 방금 수확한 것처럼 싱싱한 고구마가 각각 담겨 있다. 전자는 플라즈마 처리를 하지 않아 변질된 고구마였고, 후자는 플라즈마 처리를 통해 살균된 상태로 3개월가량 보관돼 옮겨진 것들이었다.

또 다른 실험실에선 씨앗의 발아와 생장을 촉진하는 실험도 진행 중이었다. 동일한 기간 씨앗을 발아시켰는데 플라즈마 처리가 가해진 씨앗은 그렇지 않은 씨앗보다 줄기도 훨씬 풍성하고 생장 속도 역시 빨랐다. 플라즈마 파밍은 친환경적이고 높은 생산성을 지닌 혁신적인 농업기술과 첨단산업에 적용되는 플라즈마를 융·복합한 기술이다. 플라즈마는 고체, 액체, 기체와 함께 물질의 4번째 상태로 다양한 첨단 산업 분야의 핵심기술로 활용된다. 그중 플라즈마 파밍은 인류의 먹거리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자 농장부터 식탁까지 전 주기에 걸쳐 활용된다. 특히 종자의 발아·생장 촉진 및 미생물 증진을 가능하게 하는 활성 기능과 미생물 살균, 병해충 방제, 농산물 숙성 억제 등 비활성 기능을 모두 갖고 있어 농식품 산업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플라즈마파밍 프로젝트 책임자인 김성봉 혁신기술연구부장은 “플라즈마 기술을 농식품 전주기에 적용해 고생산성, 친환경 농·축·수산업을 구현하고, 안전한 식품을 제공하며 고부가가치 바이오 소재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연구센터의 근본적인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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