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이 씁쓸한 이유

▲ 영화 '기생충' 포스터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한 영화를 봤다. 볼 이유는 충분했다. 우선, 파격적인 포스터에 호기심이 생겼다. 출연 배우들을 보곤 호감이 들었다. 그다음, 뉴스를 보곤 예매를 했다. 이 영화가 '황금종려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황금종려상'은 칸 영화제의 대상이다. 한국 영화로는 최초다. 이 영화의 낭보는 계속됐다. 16일(현지시간) 시드니 영화제서도 최고 상을 받았다. '국뽕'이라 해도 좋다. 영화 '기생충'이 자랑스럽다. '기생충'이란 단어가 사랑스럽긴 처음이다. 마음이 들썩인다.

☞기생충은 어쩌면 '기회충'이다. '기생충'은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과외 알바를 위해 박 사장네 집에 발을 들이며 시작된다. 기택 가족들은 '전원 백수'다. 박 사장은 '매우 부자'다. 기택네 가족은 학력위조·경력위조를 서슴지 않는다. 박 사장네 집에 '기생'하기 위해서다. 원래 있던 사람의 자리도 빼앗는다. 비열한 방법을 써서라도 말이다. 어떻게든 '기회'를 움켜쥐기 위해서다.

☞기생충은 '불편'하다. 짜증 나게 현실적이다. 갑과 을이 싸우지 않는다. 을과 을이 싸운다. 빈곤층이 빈곤층을 내쫓는다. ‘돈의 계급’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기택네 집은 반지하다. 계단을 내려가고, 또 내려간다. 비가 오면 잠기기도 한다. 빛도 안 든다. 비도, 빛도 사치다. 그들의 술은 필라이트(만원에 12캔)다. 반면, 박 사장네 집은 어마어마한 대저택이다. 그 집 아들은 '비'가 오는 마당서 캠핑을 한다. 심지어 ‘방수’ 장난감 텐트다. 거실 통유리엔 햇살이 쏟아진다. 그들의 집엔 '값비싼 양주'가 가득하다. 자영업의 아픔도 나온다. 빈곤층인 기택·근세는 둘 다 '대왕카스테라'로 망한 경험이 있다. '냄새'론 빈부격차를 표현한다. 박 사장은 기택에게 '지하철 냄새'가 난다며 불쾌해한다. 이 ‘냄새’가 극을 끌어간다. 파국도 초래한다. 결국, ‘기생’은 해도 '공생'하지는 못한다.

☞기생충은 '씁쓸'하다. 기택 가족은 신분 상승을 꿈꾸지만, 실패한다. ‘계획’을 강조하지만 이루진 못한다. 기택은 "무계획이 최고의 계획"이라 말한다. 그러면 "실패할 일도 없다"라고 덧붙인다. 결국, 그들의 계획은 '의미 없음'을 보여준다.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다. 영화 마지막에서 기우는 대저택을 사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역시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 우리도 그가 성공할 수 없음을 안다. 그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개천에서 용 못나는 사회'의 자화상이다. '현실판 기생충'은 늘 상영되고 있다. 영화 속 '양극화 사회'는 ing다. 영화엔 현실이 살아있다. 또 현실의 기생충은 (지금도 어딘가에서) 살아있다. 편집부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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