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주도 상향식 사업 지원 받아
꽃동산 가꾸기·도예교실 등 활동
공동체 의식·마을문화 개성 ↑
영동 대표 문화마을 조성 목표도

▲ 영동군 상촌면 상고자리 마을이 도자기 공예를 통해 마을주민 간 소통을 하며, 화합하고 있다. 영동군 제공

[충청투데이 배은식 기자] 영동군에 도자기를 만들며, 웃음을 잃지 않는 마을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도마령(刀馬嶺) 아래 민주지산과 각호산, 삼봉산 등이 드리워진 첩첩산중의 영동군 상촌면 상고자리 마을은 도자기 공예를 통해 마을주민 간 소통을 한다. 상고자리 마을은 귀촌인이 70%가 넘는 30여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작은 마을로, 원주민과 귀농·귀촌인이 서로 어우러져, 공동체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다.

전형적인 산촌마을이라 마을주민 대부분이 고령화되고, 발전요소가 적어 정적인 마을이었지만, 영동군이 추진한 주민주도 상향식 사업인 마을 만들기 지원 사업을 통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2018년도부터 주민 공감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마을발전 사업이 추진되면서, 마을 분위기가 점점 더 화기애애해지고, 활기로 가득 찼다.

귀농·귀촌인이 원주민의 반을 넘었지만, 돈독한 이웃의 정으로 변화를 이끌어냈다. 1단계 마중물 소액 사업인 마을 꽃동산 가꾸기 사업으로 주민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똘똘 뭉치기 시작해, 2단계 희망마을사업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마을주민 스스로 발전 방향을 고민하고 계획을 수립해, 도예교실 운영, 부녀회 재결성 등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 공동체 의식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됐다. 현재도 마을에서는 옛 삼봉분교를 활용해 주민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도예교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학교 뜨락 조성 및 관리, 커뮤니티 어플인 밴드를 운영해 주민들 간 소통 고리를 만들어,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도자기를 매개로 주민들이 화합하고, 이웃 간 이야기꽃을 피우며, 돈독한 정을 나누는 동시에 마을발전의 토대를 다진다는 점이 눈에 띈다. 도자기 공예로 밥그릇과 국그릇을 직접 만들고, 마을행사나 잔치, 손님 접대 시 직접 만든 그릇들을 전부 가지고 나와 함께 상을 차리는 전통을 만들었으며, 도자기 등을 활용해 강강술래로 흥을 돋우는 독특한 마을 문화를 완성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충북미래여성플라자에서 충청북도 주최로 열린 지역공동체 우수사례 경연대회에서는 마을주민이 하나가 돼 단결된 힘을 여지없이 보여줬다. 도내 개성 넘치는 16개 팀이 참여한 경연대회에서 '행담도사(행복을 담는 도자기를 만드는 사람들)'로 출전해 수준급 PPT발표와 퍼포먼스 공연을 선보였다.

특히 손수 만든 도자기를 활용한 강강술래 퍼포먼스는 심사위원들과 참여자들의 감탄을 자아내며, 우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마을주민들의 화합, 노력, 열정 등이 조화돼 얻은 소중한 결실이다.

여기에는 마을주민이자 도예가인 김계순 선생의 노고와 낮에는 농사를 짓는 천상 농부들이 밤에는 도자기를 만들며, 문화 활동을 통해 지친 삶을 위로받는 주민들의 단합된 마음이 큰 힘이 됐다. 상고자리 마을은 이달 셋째 주부터 주 1회씩 분교에서 만나 김 선생의 지도로 도자기를 만들며 화합을 다지고, 마을주민 외에도 인근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확대 운영하는 등 영동을 대표하는 문화마을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마을 추진위원장 황흥주 씨는 "문화와 훈훈한 인심이 만나 마을이 점점 행복해지고 살기 좋아지고 있다"며 "주인의식과 공동체의식을 갖고, 소외받는 주민 없이 모든 주민이 웃으며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영동=배은식 기자 dkekal2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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