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책방은 단순히 책만 파는 곳이 아니다. 주민들이 책과 가까이 할 수 있는 지식의 공간이자 마을 문화의 소통·교류의 복합 공간이라는 점에서다. 동네서점이 대형서점과 온라인 서점 등 물량위주의 세태에 밀려 점차 사라지고 있는 처지를 모른 채 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전국 여러 지자체에서 동네서점 살리기 운동을 하고 있어 그나마 다행스럽다. 많은 지자체가 좀 더 차원 높은 방식으로 동네서점 진화를 모색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오는 25일 충남도의회 본회의에서 '충남 지역서점 활성화에 관한 조례안'이 의결될 것이라고 한다. 동네서점의 경영 안정화를 통해 지역문화복합공간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경영 및 창업 지원과 마케팅 지원 등 구체적인 지원책이 담겼다. 각 시·군과 교육청, 지역서점 관련기관 단체 등과의 협업체계 구축방안도 제시됐다. 동네서점 내지는 지역서점이 지역사회에서 갖는 문화적 가치와 역할을 재정립하고 이를 공공정책의 장으로 편입시켜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권장할 만하다.

3년 전에도 충남도의회 차원에서 그런 시도는 있었다. 충남으로선 전국 다른 지자체보다는 한참 늦은 것이다. 서울시의회가 2016년 동네서점 활성화 조례를 첫 제정한 이래 전국 각 지방의회로 파급돼 왔다. 연관 주체가 동네서점 살리기 협약을 맺고 다각적인 지원책을 시행한 결과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서울시는 '서울형책방' 50곳을 선정, 책방별로 다양한 문화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지역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책을 모색하고 있다.

지자체 시행 이후 두드러진 것은 단체장의 문화적 마인드 여하에 따라 지역문화의 지원양상도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민의 문화수요에 적극 부응하는 한편 더 나아가서는 수준 높은 창의적인 문화수요도 창출할 수 있어야 하겠다. 궁극적으로는 지역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다. 동네서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 심각성을 지역에서 먼저 인식하고 지역공동체적 관점에서 협업으로 풀어나가는 역량을 모으자. 차별화된 지역문화 공간으로 거듭나려는 노력에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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