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영동군에 도자기를 빚으며 마을주민 간 소통을 하는 마을이 있어 눈길을 끈다.

도마령(刀馬嶺) 아래 민주지산과 각호산, 삼봉산 등이 드리워진 첩첩산중의 ‘상고자리 마을’이다.

이 마을은 귀촌인이 70%가 넘고 30여 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작은 마을로, 원주민과 귀농·귀촌인이 서로 어우러져 공동체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다.

상고자리 마을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미 고령화가 진행되고 고요한 분위기의 전형적인 산촌마을이었다.

그러나 영동군이 추진한 주민주도 상향식 사업인 ‘마을 만들기 지원사업’을 통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마을 만들기 지원 사업은 참여와 소통을 기반으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마을환경개선과 문화·복지프로그램 운영 등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고, 군의 예산을 지원받아 시행된다. 2018년 4월부터 추진한 1단계 마을 만들기 지원사업인 마중물 소액사업을 시작으로, 2단계 희망마을사업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되면서 마을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지고 활기로 가득 찼다. 귀농·귀촌인이 원주민의 반을 넘었지만 돈독한 이웃의 정으로 변화를 이끌어냈다.

마을주민 스스로 발전 방향을 고민하고 계획을 수립해 도예교실 운영, 부녀회 재결성 등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공동체 의식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됐다.

▲도자기를 빚고 있는 상고자리 마을 주민들 사진= 영동군 제공
▲도자기를 빚고 있는 상고자리 마을 주민들 사진= 영동군 제공

현재도 마을에서는 옛 고자(삼봉)분교를 활용해 주민 대상으로 정기적인 도예교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학교 뜨락 조성·관리, 커뮤니티 어플인 밴드를 운영하여 주민들 간 소통을 활발히 하는 등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도자기를 매개로 주민들이 화합하는 동시에 마을발전의 토대를 다진다는 점이 눈에 띈다.

도자기 공예로 그릇을 직접 만들고 마을행사나 잔치, 손님 접대 시 직접 만든 그릇들을 전부 가지고 나와 함께 상을 차리는 전통을 만들었고 도자기 등을 활용한 강강술래로 흥을 돋우는 독특한 마을 문화를 완성하고 있다.

상고자리 마을은 영동을 대표하는 문화마을로 거듭나기 위해 인근지역 주민 대상으로까지 도예교실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황흥주 마을 추진위원장은 “문화와 훈훈한 인심이 만나 마을이 점점 행복해지고 살기 좋아지고 있다”며 “주인의식과 공동체의식을 가지고 소외받는 주민 없이 모든 주민이 웃으며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30일 상고자리 마을은 충북도 주최로 열린 지역공동체 우수사례 경연대회에서 강강술래 퍼포먼스를 선보여 16개 팀 가운데 우수상을 차지했다.

정민혜 기자 jm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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