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대 특허청 IP5… 한국서 청장회의
글로벌 특허시스템 개선 공동선언문 채택
4차 산업혁명 신기술이 가져올 변화 대응
한-유럽 ‘미공개단계 심사정보 공유’ 시행
미국과는 특허분류 협력MOU 갱신 합의

▲ 세계 5대 특허청이 ‘특허협력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한국서 개최된 5개국 특허청장 회의에서 4차 산업혁명 신기술이 가져올 변화에 대응한 글로벌 특허시스템을 함께 개선해 나간다는 공동선언문이 채택됐다. 특허청 제공

[충청투데이 윤희섭 기자] 세계 5대 특허청이 ‘특허협력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한국서 개최된 5개국 특허청장 회의(이하 IP5)에서 4차 산업혁명 신기술이 가져올 변화에 대응한 글로벌 특허시스템을 함께 개선해 나간다는 공동선언문이 채택됐다. IP5(Intellectual Property 5)는 세계 특허출원의 85%를 처리하는 5대 특허청의 협의체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일본·유럽·중국으로 구성돼 있다. 2007년 출범한 IP5는 글로벌 지식재산권 시스템의 발전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회의체라는 평가다. 특히 한국은 특허출원 세계 4위, PCT 국제특허출원 세계 5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한국이 세계 4강과 국가 간 협의체를 구성·운영하고 있는 것은 지재권 분야가 유일하다. 이번 회의를 통해 급변하는 기술환경에 대응하는 특허시스템의 발전과 한국이 주도한 성과, 그리고 지식재산의 중요성 인식 제고를 위한 과제들을 살펴봤다.

◆한국서 ‘4차 산업혁명 시대 특허협력’ 개막 선언

세계 5대 특허청이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신기술이 가져올 변화에 대응한 글로벌 특허시스템을 함께 개선해 나가는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이번 공동선언은 지난 13일 인천 송도 개최된 제12차 IP5 청장회의에서 채택됐다. IP5 청장회의는 2008년 제주도, 2014년 부산에 이어 개최되는 세 번째 회의로 5개국 특허청장,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사무총장, 5개국 지재권 사용자단체 대표 등 총 10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의 박원주 특허청장은 청장회의에서 의장을 맡고있다.

공동선언문에서는 첫 번째, 인공지능(이하 AI) 심사기준 조화와 특허행정 등에 AI·신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IP5는 AI 등 혁신기술 대응 전담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키는데 합의했다. TF는 향후 2년간 활동하며 'IP5 협력 로드맵'을 수립한다.

두 번째, 미국 특허 출원 부담을 완화시킨다. 오랫동안 산업계가 개선을 요구해 온 '선행기술제출 간소화'의 해결방안이 승인되면서 출원인의 미국특허 확보 관련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허청은 관련 IT시스템이 구축될땐 미국에 출원하는 모든 사용자들의 비용과 시간이 크게 절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 번째, 4차 산업혁명 기술 특허분류의 국제 표준이 반영된다. AI 등 혁신특허에 대한 새로운 분류 체계가 국제표준(IPC)에 반영되면 심사의 효율성을 높이고 사용자의 특허정보 접근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 박원주 특허청장(왼쪽 3번째), 안드레이 이안쿠 미국 특허청장(왼쪽 5번째), 무나카타 나오코 일본 특허청장(왼쪽 2번째), 션창위 중국 특허청장(왼쪽 4번째), 안토니오 깜피노스 유럽 특허청장(왼쪽 1번째)이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신기술이 가져올 변화에 대응하여 글로벌 특허시스템을 함께 개선해 나가기로 한다는 내용의 '공동선언문'에 서명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특허청 제공
▲ 박원주 특허청장(왼쪽 3번째), 안드레이 이안쿠 미국 특허청장(왼쪽 5번째), 무나카타 나오코 일본 특허청장(왼쪽 2번째), 션창위 중국 특허청장(왼쪽 4번째), 안토니오 깜피노스 유럽 특허청장(왼쪽 1번째)이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신기술이 가져올 변화에 대응하여 글로벌 특허시스템을 함께 개선해 나가기로 한다는 내용의 '공동선언문'에 서명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특허청 제공

◆한-유럽, 한-미 양자회담… 세계최초 미공개단계 심사정보 공유

박원주 특허청장은 11일 유럽 특허청장 및 미국 특허청장과 각각 양자회담을 개최해 유럽특허청과는 세계 최초로 '미공개단계 심사정보 공유'를 시행키로 했다.

앞서 특허는 출원 후 18개월까지 미공개단계로 있다가 18개월이 되는 시점에 공개되지만 최근 한국 등 주요국 특허청의 심사처리 기간이 18개월 이내로 단축되면서 미공개단계의 심사정보 교환의 필요성이 증대된 바 있다. 이에따라 박 청장은 안토니오 깜피노스(Antonio Campinos) 유럽 특허청장과 회담을 개최하고 '미공개단계 심사정보 공유'의 시범 실시 협약을 체결했다. 현재 양 청은 물론 전 세계 각 국 특허청들은 상호 특허 심사정보를 공유하면서 심사 시 상대 청에서 심사한 정보를 참고하고 있지만 대상이 출원 18개월 이후 공개된 건으로 한정되고 있었다. 내달 1일부터 세계 최초로 양 청간 심사정보 공유대상이 미공개단계 건까지 확대되면 심사품질이 높아지고 출원인들의 안정적 특허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또 미국 특허청과는 '특허분류 협력 MOU갱신'에 합의했다. 안드레이 이안쿠(Andrei Iancu) 미국 특허청장 회담에서는 양 청간 특허협력 방안, IP5와 APEC 등 주요 다자 회의체에서 양국 간 공조를 강화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또 2014년 체결해 올해 만료되는 특허분류 협력를 올해 하반기에 갱신하는데 합의했다.

◆IP5-산업계, 지식재산 중요성 인식 제고에 공동 노력

12일 개최된 ‘IP5 청장 및 산업계 대표 연석회의’에서는 제도조화, 정보화 프로젝트의 추진 성과를 공유하고 △신기술·인공지능의 영향 및 대응 △IP5의 미래에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 회의에서 산업계 대표들은 IP5 협력이 사용자 편의 제고에 크게 기여하였다고 평가하고 향후에도 산업계와 긴밀히 소통해줄 것을 당부했다. 특히 AI 발명 특허출원에 대해서 5개청이 통일된 심사 기준을 마련해 줄 것을 주문했다. 또 IP5 청장 및 산업계는 지식재산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아직 충분치 않은 수준이라는데 공감하면서, 지식재산의 중요성에 기업과 국민의 인식을 제고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전개하기로 약속했다.

박원주 특허청장은 공동선언문 채택 등 이번 IP5 특허청장 회담의 성과에 대해 "급변하는 기술환경이 주는 도전에 IP5가 성공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특히 한국이 글로벌 특허시스템의 발전에 주도적으로 기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또 이번 인천 IP5 회의는 우리 기업들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편리하고 빠르게 특허를 취득할 수 있는 길을 여는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희섭 기자 aesup@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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