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에 좋은 의미 두고 진출하는 사람 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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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요식업 인식개선→급식·유튜브…백종원 예능확장史

"외식업에 좋은 의미 두고 진출하는 사람 늘었으면"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계속 요청이 오는데 어떻게 거절하겠어유∼"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다면 '섭외가 들어오는 프로그램은 웬만하면 하나 보다' 하겠지만 백종원(52) 더본코리아 대표의 방송 히스토리를 보면 저마다 테마가 분명하고, 메시지는 조금씩 확장됐다.

백종원이 방송가에서 주목받기 시작하기는 역시 2015년에 나란히 시작한 MBC TV '마이 리틀 텔레비전'과 tvN '집밥 백선생'에 출연하면서부터다.

이때의 테마는 '요리를 보다 쉽고, 친숙하게'였다. 당시에는 별명도 '백주부'였다. 요리 한 번 하려면 온갖 레시피와 계량컵을 늘어놓고 부담스러워만 한 사람들에게 백주부는 누구나 요리와 친해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

당시 프로그램에서 그가 들려준 꽁치 통조림으로 꽁치조림 만드는 법, 만능 간장 비법 등은 지금도 많은 사람이 즐겨 찾는 레시피로 남았다.

이후 그는 '본업'인 식당으로 눈을 돌렸다. SBS TV '백종원의 3대천왕'으로 맛집 탐방에 나섰다. 이전에도 맛집을 찾아다니는 프로그램은 많았지만, 요식업 전문가인 백 대표가 직접 맛과 서비스를 검증하는 포맷이 신뢰도를 심어줬다.

그는 특히 단순히 맛만 따지는 게 아니라 대중이 인정한 맛집 사장의 장인 정신과 음식에 대한 진심까지 짚어내면서 요식업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려 노력했다.

'3대천왕'으로 요식업 인식개선의 주춧돌을 다진 백 대표는 2017년 같은 채널 '백종원의 푸드트럭'으로 보다 본격적인 액션에 나섰다. 지금 보면 '골목식당'을 시작하기 전 실험 단계였던 셈이다.

약 반년간 방송된 '푸드트럭'에서 백 대표는 소자본으로 요식업에 도전하고자 하는 청장년들에게 자신만의 요리와 사업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하며 화제가 됐다. 아는 것 없이 밑바닥부터 시작한 사람들이 백 대표 조언에 따라 안정 궤도에 오르는 모습을 보면서 이 다큐멘터리 같은 예능에 많은 시청자가 빠져들었다.

이어 지난해부터 방송한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는 쇠락한 골목상권을 찾아다니며 성공한 요식업계 인사로서 더 근본적인 노하우 전수와 업계 인식개선에 골몰한다.

이제 자연스럽게 '선생님', '대표님'으로 불리는 그의 조언을 귀담아듣지 않는 식당 주인들이 백 대표와 시청자를 함께 혈압 오르게도 하지만, 결국에는 어떻게든 최선의 길로 인도하는 과정을 보는 재미는 여전히 쏠쏠하다. 최근에는 서울을 벗어나 지역 상권을 살피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라 장기적 성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백 대표는 물론 '골목식당'에 출연하는 와중에도 외국 음식과 그에 얽힌 문화를 함께 들려준 tvN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나 전문가로서 심사 능력을 보여준 '한식대첩' 시리즈에도 간간이 출연했다.

그러나 한동안 '골목식당'에 주로 전념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최근에는 tvN '고교급식왕'이나 개인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다시 한번 외연을 확장하는 모양새다.

'고교급식왕'은 요리에 관심 있는 고등학생들이 백 대표 도움을 받아 급식을 완성하며 대결하는 내용이다. 백 대표는 출연에 대해 제작발표회에서 "학교 급식 종사자들이 굉장히 열심히 하는데 돈보다 욕을 많이 먹는다. 급식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여럿이서 고민해 답을 찾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했다.

채널 오픈 사흘 만에 100만명 이상이 구독한 유튜브 '백종원의 요리비책'은 "제대로 된 레시피를 전달하겠다"는 초심을 담았다. '자체 플랫폼 확보'라는 의미도 있다.

백 대표는 15일 통화에서 최근 여러 가지 시도를 하는 데 대해 결국 최종 목표는 '요식업에 대한 인식개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뜬구름 잡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외식문화 개선을 바란다"라며 "외식업에 좋은 의미를 두고 진출한 사람이 많아야 하는데 돈 벌겠다고만 생각하고 준비 없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돈을 벌겠다면 준비가 있어야 한다. 그런 분이 늘어야 외식업계 경쟁력도 는다"라고 했다.

결국 지난해 국정감사에 출석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을 때 한 이야기와 같은 맥락이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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