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제외 국회 개원 추진
한국당 “청와대 자세 고쳐야”

[충청투데이 백승목 기자] 여야 대치가 장기화되며 민생법안과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가 기약없이 표류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개원 가능성을 언급했다.

한국당은 강하게 반발했지만, 바른미래당도 합세해 이번 주말까지 합의안이 도출되지 못하면 한국당을 빼고 국회를 여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기다리기만 할 순 없다"며 한국당을 제외한 국회 개원 가능성을 처음으로 시사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13일 열린 국회 정책조정회의에서 "더 이상 국회를 열 수 없다면 국회를 열겠다는 정당만이라도 국회문을 열라는 요구에 직면했다"며 "마냥 자유한국당을 기다릴 수만은 없다. 국정을 책임지는 집권여당으로서 마냥 놀고 있는 국회라는 비난을 방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오늘로서 추경이 국회에 제출된 지 딱 50일이 지나고 있다. 국회가 멈춘 지는 69일째다. 더 이상 어떤 말로도 변명이 어려운 현실이다"고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한국당과 반드시 함께 하고 싶다"며 막판 협상 여지는 남겨놨다.

한국당은 청와대가 최근 '정당 해산'과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국민청원 관련 답변에서 야당을 조롱하고 압박하며 국회 정상화 협상을 방해하고 있다고 화살을 돌렸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여당과 신뢰를 복원하는 과정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는데 청와대 정무수석과 정무비서관이 정치 전면에 서서 연일 국회를 농락하고 있다"며 "청와대가 야당을 조롱하고 압박하면서 재를 뿌리고 있는데 어떻게 국회를 열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국회가 이렇게 파행이 됐는데 정무수석과 대통령이 저한테 연락 한 번 제대로 했나"라고 반문하며 "어제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가 기다리다 못해 정무수석에게 전화했고 (정무수석이) 답변을 준다고 했는데 오늘 아침에 전화가 왔다. 이런 청와대와 이야기가 되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 정상화의 최대 걸림돌인 청와대의 자세 전환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협상 조율자 역할을 해온 바른미래당도 이번 주말까지 합의가 안되면 한국당을 빼고 국회를 여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 직후 기자들을 만나 "이번 주말을 마지노선으로 보고 합의가 되지 않으면 바른미래당 단독으로 역할을 하겠다. 단독소집을 포함해 정상화가 될 수 있도록 행동으로 옮길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과 한국당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이번주가 국회 정상화의 고비가 될 전망이다.

서울=백승목 기자 sm1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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