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유공자와 그 후손들은 최고의 예우를 받아야 마땅함에도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독립운동가의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가 어떻게 평화와 번영을 누리겠는가.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하고, 친일하면 3대가 흥한다'는 말은 그동안 우리가 독립운동가를 얼마나 홀대했는지 웅변해 준다. 최근 들어 독립운동가에 대한 예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어 그나마 고무적이라고 하겠다.

이런 의미에서 충남도가 나라를 위해 헌신한 도내 독립유공자 유족에 대한 예우를 강화키로 한 건 퍽 의미가 있다. 도가 밝힌 독립유공자 유족 예우 방안 중 의료비 지원대상 범위 확대가 눈에 띈다. 종전에는 수권자 본인에 한정하던 의료비 지원을 배우자까지 포함시키기로 한 것이다. 의료기관 권역도 도내 지정병원 뿐 만 아니라 앞으로는 대전지역 병원에서도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독립유공자는 대부분 80대 이상 고령인데다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유공자가 많다고 한다. 경제적으로 궁핍한 생활을 하는 독립유공자도 꽤 있다. 나라를 위해 풍찬노숙을 마다하던 독립유공자들이 여생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도록 보살피는 건 후손들의 당연한 도리다. 독립유공자에게 전달하는 위문품 금액을 상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본다. 독립유공자들의 공적은 그 무엇으로도 환산할 수 없지만 가능한 최대한의 예우를 하는 게 옳다.

정부에서 지원한다고 해서 지자체들이 책무를 소홀히 해선 곤란하다. 정부가 할 일과 지자체가 할 일이 있다. 지자체마다 독립유공자 지원책을 발굴한다면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올 것이다. 독립유공자를 기리는 일은 보훈의 기본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그렇기에 현충일과 같은 특정일에만 한정할 게 아니라 평소 보훈의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독립유공자와 유족에 대한 예우 강화야말로 민족정기를 바로세우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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