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역기업이 지역에서 만들어진 재화를 활용하지 않는 것인지 답답할 노릇입니다.”

수많은 중소기업인들을 만나 그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을 묻는 질문에 마치 정해진 답인듯 돌아오는 말이다. 상품 등 재화가 넘쳐나는 시대 속에서 그것이 어디서 만들어졌는지 관심을 가지는 이는 드물다. 삶의 터전을 이곳 대전에 두고 있으면서도 대전에서 어떤 재화가 생산돼 돌아오게 되는지 사실상 전혀 모르거나, 관심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대전시 출범 70년, 광역시 승격 30년을 맞는 해인 올해 대전에서는 ‘대전방문의 해’를 추진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이벤트와 각종 시책이 바쁘게 진행되고 있지만 정작 지역에서 만들어진 재화를 지역민이 애용하는 이른바 ‘물산장려운동’은 찾아볼 수 없다는 하소연과 함께 말이다.

관광산업 활성화나 일자리 창출 사업, 기업 유치 등도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필수 요소임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최악의 살얼음판 경기 속에서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최전선에서 뛰고 있는 지역 중소기업들은 지역기업 생산 제품과 지역 상공인이 유통하는 제품을 구매하는 장려운동에 보다 심혈을 기울일 것을 주문하고 있다.

비단 공공기관의 지역 제품 이용 뿐만 아니라 기업과 기업간 구매 활용을 장려함으로써 지역경제 선순환 고리를 형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여력이 생긴 지역 중소기업들은 투자를 늘리며 일자리를 만들고 다시 구매력을 높이는 ‘상생의 고리’로 확대·연결된다.

뿐만 아니라 경기침체로 위축되고 있는 소비 주체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지역에서 생산되는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소비를 진작시키고 어려움에 처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생산활동을 도와 시민들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가는 수단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지역 중소기업계는 대전시를 향해서도 이 같은 분위기 정착을 위한 시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단순한 예산 책정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동일생활권이 된 세종과 충남 등 인접지역 간의 지역 생산품을 서로 판매하는 관계망 구축 등을 적극 마련해 달라는 것이 중기업계의 목소리며 그것이 바로 지역경제 활성화의 첫걸음이라고 재차 설득하고 있다.

지역사회가 합심해 물산장려운동을 활성화하면 그 이익은 지역사회에 고스란히 돌아오기 마련이다. 현재와 같은 경제위기 상황에서 물산장려운동은 ‘미덕’을 넘어 '생존'의 문제다. 기업과 소비자 간, 기업과 기업 간 상생의 고리가 형성됨으로써 지역경제 발전 원동력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이인희·대전본사 취재2부 leeih5700@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