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호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
인구감소 등 충남도 고민 알고있어
기존 공공기관 이전 성과 분석 이후에
혁신도시 추가 논의 진행될 수 있을 것
‘지방 스스로 결정’ 제도적 장치 필요
계획협약제도, 주체적 노력 지원 취지
정부, 바이오헬스 3대 신산업 선정·지원
충청지역 제시전략 균형발전 기여 기대
토목공사 지양… 도서관 등 투자 늘리는
생활SOC 사업, 실질적 균형발전 큰 보탬

▲ 송재호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은 "중앙정부가 무조건 지역의 역량 부족을 탓하기 보다는 우선 지역을 믿고 맡겨야 한다. 그래야 부족한 혁신역량이 시행착오를 거치더라도 생기게 된다”고 말했다. 국가균형발전위 위원장실 제공

[충청투데이 백승목 기자]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시대적 과제이자 충청권 주요 현안인 ‘자치분권과 균형발전’ 정책을 심의·의결하는 대통령 직속 기구다. 대전·충남의 혁신도시 지정, 세종의 행정수도 인프라 구축, 충북의 강호축 건설 등의 지원방안 마련이 이곳에서 수립된다. 문재인 정부는 지역 불균형으로 인한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 잠식 등 그간 심화돼 온 문제점과 함께 지방소멸에 대한 대응을 국가적 과제로 설정했다.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의 5대 국정목표중 하나로 '고르게 발전하는 지역'을, 4대 복합혁신과제로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을 지정해 지역위를 중심으로 각계각층의 의견 수렴을 거쳤다. 이를 정책적 궤도에 올리기 위해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분권·혁신·포용의 3대 가치를 토대로 균형발전의 새로운 수선모델과 패러다임을 정립해왔다. 송재호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현재 추진되고 있는 균형발전의 비전과 전략, 향후 계획, 성과 및 목표 등은 무엇인지 들어봤다. 인터뷰는 위원회가 입주해 있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했다. ‘국토균형발전의 상징인 세종으로 위원회를 옮겨야 하는 것 아니냐’는 농담섞인 질문에, 송 위원장은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대담 = 김일순 대전본사 취재1부장

-일반 국민들은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생소할 수 있는데, 위원회 소개 부탁드린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국가균형발전을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추진하고자 관련된 중요정책에 대한 대통령 자문에 응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된 기구다. 조직은 위원회와 기획단으로 나뉘어졌다. 먼저 위원회는 위원장 1명을 비롯해 34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당연직 위원으로 경제부총리 및 교육부총리를 비롯한 15명의 장관급 인사와 대통령이 위촉하는 20명 이내의 민간위원이 임명돼 있다. 이와 함께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의 사무처리를 위한 국가균형발전기획단이 있으며, 7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2004년 위원회가 설치된 이래 총 118회의 위원회를 개최했는데, 주요 심의 사항으로는 △국가균형발전 기본 방향과 관련 정책의조정 △국가균형발전계획 △부문별 발전 계획안 및 시행 계획 △국가균형발전 특별회계운용 △공공기관 지방 이전 및 혁신도시 활성화 방안 등을 심의·의결하는 역할을 한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정부, 지자체, 지역 주민 등 다각적 협업(지역주도-중앙지원)이 필요한데 그 방안은.

"매년 균형발전특별회계를 중심으로 연간 10조원 이상의 국비가 지역에 투자되고 있다. 다만 지역이 주도하려면 지역의 혁신역량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부족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중앙정부가 무조건 지역의 역량 부족을 탓하기 보다는 우선 지역을 믿고 맡겨야 한다. 그래야 부족한 혁신역량이 시행착오를 거치더라도 생기게 된다. 재정분권을 포함한 자치분권을 우리 정부의 계획대로 추진하면서, 지방정부 스스로가 결정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많이 만들어 줘야한다. 지방정부의 주체적 노력을 지원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된 것이 지역발전투자협약제도(계획협약제도)다. 문재인 정부는 지역 주도와 중앙 지원을 균형발전 가치로 삼고 프랑스의 계획협약을 모델로 한 지역투자협약제도를 도입했다. 지역투자협약제도는 지역이 중앙부처의 업무영역에 구속받지 않고 스스로 지역발전을 위한 계획을 세우면 중앙 정부는 1년이 아니라 다년간 예산을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협약을 체결한다. 올해부터 11개 지역 시범사업을 실시해 점차 사업과 예산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역 주민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해 지자체가 지역발전 사업방향을 설정, 개별적으로 풀기 어려운 사업이나 한계를 보이는 분야에서 인접 지자체간 협업을 통한 공동 추진으로 효율성도 강화한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대전·충남의 혁신도시 지정도 검토되고 있는지.

"충남도는 세종시 출범 이후 인구·면적·지역 총생산이 감소했으며, 혁신도시 지원에 따른 혜택을 누리지 못한 점을 잘 알고 있다. 다만 혁신도시를 추가 지정하는 문제는 공공기관의 추가 이전을 전제로 하고 있어, 사회적 합의 등을 통해 공공기관 추가 이전 여부에 대한 결정이 선행돼야 하는 상황이다. 향후 공공기관 추가 이전이 결정되면 이전 공공기관 배치 방안을 마련하면서 혁신도시 추가 지정을 포함해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추가 이전 문제는 기존 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 정책에 대한 경제·사회적 성과 분석 이후에 논의가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충청권을 위한 균형발전 사업이나 구상은.

"지난달 22일 문재인 대통령께서 강호축(강원-충청-호남을 잇는 개발축) 구축은 국토균형 발전의 일환이라고 말한 바 있다. 강호축 개발은 심화된 국토불균형과 지역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훌륭한 방안이라고 생각하지만, 중요한 것은 구체적인 사업내용과 그 효과성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충청지역이 선도적으로 제시한 바이오헬스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전략은 수출·일자리 창출·혁신 생태계 조성을 통한 국가균형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 정부도 바이오헬스 산업을 시스템반도체, 미래형 자동차와 함께 3대 신산업으로 선정했고, 5대 수출 주력산업으로 육성하고자 적극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충청지역 지자체가 상호 협업해 공동으로 강호축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연구용역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나오는 대로 효과적인 지원방안을 검토하겠다."

-문재인 정부가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균형발전 분야는.

"지난 1월 마련된 ‘제4차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2018~2022년)’은 '지역주도의 자립적 성장기반 마련'을 목표로 국가균형발전의 3대 가치인 분권·포용·혁신 구현에 강조점을 두고 있다. △지역발전투자협약제도 도입 △균형특별회계 포괄보조사업의 지방이양을 통한 '분권형 균형발전' △생활 SOC 확충 △사각지대 없는 복지·의료 등의 '포용적 발전' △국가혁신클러스터 육성 △규제자유특구 조성 등을 통해 '지역주도의 혁신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전국 10개 혁신도시의 삶의 질 개선과 인재양성, 인프라 확충 등 혁신도시 시즌2 사업은 2022년까지 전국적 차원에서 국가 최소수준 이상의 핵심 생활 SOC 구축을 목표로 한다. 3대 분야, 8개 핵심과제를 선정해 3년간 약 48조 원(지방비 포함)에 이르는 예산을 투자하는 생활SOC 사업, 그리고 지역혁신거버넌스, 한반도 신경제지도와 접경지균형발전 등도 눈여겨 봐야한다. 이는 '지역주도-중앙지원' 방식이라는 지역 밀착형 접근을 통해 우리의 생활 터전을 '활기차고 품격 있는 삶터, 따뜻하고 건강한 쉼터, 안전하고 깨끗한 쉼터'로 만드는 것이다. 이를 통해 문재인 정부가 약속했던 '내 삶이 바뀌는 나라'로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앞서 말씀하신 올해 중점 사업 중 하나인 생활SOC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과 기대효과는.

"생활 SOC는 과거와 같은 대규모 토목공사는 지양하고, 대신 체육관·도서관 등 국민생활과 밀접한 투자를 늘려 국민 삶의 질을 높여 지역발전을 이루겠다는 전략 사업이다. 우리 위원회는 여러 부처에 흩어져있는 생활 SOC 사업을 지자체에 메뉴판으로 제시하고 지자체가 희망하는 사업들을 골라 계획을 제출하면, 지자체-부처 간 협업·조정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생활SOC 복합화 사업과 지역발전투자협약은 단순하게 복합건물을 짓는 것이 아니라, 복합건물을 거점으로 지역발전계획을 지자체가 주도적으로 수립하고 정부가 이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추진돼야 한다. 곧 확정되는 사업 가이드라인에는 생활SOC 복합화 사업과 연계할 수 있는 지역발전지원 사업을 담게 되는데, 지자체가 이를 충실히 검토해 지역민의 수요를 반영한 계획을 수립하게 된다면 실질적인 지역균형발전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남은 임기동안 역점을 두고 추진할 사업은.

“국가균형발전프로젝트나 지역발전투자협약 사업, 생활SOC 복합화 사업 등은 제도적·정책적인 보완이 필요할 수 있다. 남은 임기 중에는 이러한 사업들이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결실을 맺을 수 있는 환경과 토양을 일구는데 주력하고자 한다. 또 혁신도시라든지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사업처럼 지난 10여년간 지속적으로 추진 해왔던 국가균형발전정책 전반에 대해서도, 본래의 속도감과 방향성을 잃지 않도록 관계부처와 정치권, 지역 사회와 긴밀히 협조해 나갈 생각이다. 지방분권의 진척에 따라 이뤄지는 재정분권을 기반으로 지자체에 이관되는 사업들을 모니터링 하고, 지역 간 불균형이 생기지 않도록 조정·조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정리=백승목 기자 sm1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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