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성인 2930명 대상 여론조사
33.5% "중도"…대전·세종>충남·북
정치성향 보단 개인역량·지역현안
최호택 교수 "중도층이 결과 좌우"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충청투데이 나운규 기자] 내년 4·15 총선이 10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충청권 선거는 중도층의 선택에 판가름 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정치적 이념과 색채가 강한 영·호남과 달리, 충청권에는 중도층이나 정치적 이념 성향을 나타내지 않는 유권자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충청권 유권자 중 절반 이상이 중도층이거나 정치적 이념성향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충청투데이가 창간특집으로 대전·세종·충북·충남지역 유권자를 대상으로 정치적 이념성향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같은 유권자의 성향이 그대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귀하는 어떤 이념적 성향을 갖고 계십니까’라는 물음에 가장 많은 33.5%가 ‘중도’라고 답했다. 

20%대에 그친 진보(25.2%)와 보수(22.4%)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또 본인의 정치적 이념성향에 대해 ‘잘모름’이라고 답한 경우도 18.9%로 높게 나왔다.

결국 충청권에서 중도 성향이나 정치적 이념이 없는 유권자는 전체 유권자의 절반(52.4%)이 넘었다.

지역별로는 대전과 세종의 중도 성향 유권자가 충북과 충남보다 많았다.

대전(35.1%)과 세종(37.6%)에서 ‘중도’라고 답한 응답자는 충청권 전체 평균을 웃돈 반면, 충북(32.9%)과 충남(32.3%)은 전체 평균을 살짝 밑돌았다.

이번 조사는 충청투데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3~5일 충청권 성인 2930명(대전 803명, 세종 511명, 충북 815명, 충남 801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표준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8%P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관위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되며 충청권 통합 수치는 대전·세종·충북·충남 4개 지역 데이터를 통합해 재분석한 결과다.

중도 성향이나 정치적 이념성향이 없는 유권자의 특징은 선거 직전 정치적 상황이나 후보자 개인적 인물에 따라 선택 기준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를 감안하면 충청권 선거는 정치적 성향별 결집보다는 후보 개인적 역량과 지역 민심을 잡을 수 있는 정치적 행보를 통해 중도층을 잡는 정당이 승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는 “충청권은 그동안 선거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 왔다”며 “어느 한쪽으로 표를 몰아주기 보다는 정치적 상황에 따라 선택도 달라진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도 성향이나 이념성향에 대해 잘모르겠다고 답했다는 것은 아직 지지 정당을 선택하지 못한 것으로도 분석된다”며 “현재 상황에서도 민주당은 경제 문제에 발목이 잡혀있고, 한국당은 막말 때문에 선택을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앞으로 이 중도층을 어느 정당이 잡느냐에 따라 내년 충청권 총선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운규 기자 send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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