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9주년]
프로 2년차·주전 리드오프… “지난해 가을야구땐 사실 얼떨떨”
최우선 목표는 출루… “실력 더 키워 수비 실수도 줄일 것”
레전드 많은 한화이글스… “팬들의 기대는 부담 아닌 동기유발”
베이징올림픽 보며 꿈 키워… “야구 좋아하는 마음이 선수되는 지름길”

▲ 창간 29주년을 맞아 어엿한 독수리로 날갯짓을 시작한 정은원을 만나봤다. 사진은 정은원 경기 모습. 한화이글스 제공

[충청투데이 윤희섭 기자] 2000년생인데 1990년생처럼 안정감이 있다. 데뷔 2년차에 중·고등학생들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탄탄한 기본기와 남다른 배짱으로 주목받고 있는 한화이글스의 2루수 정은원(19) 얘기다.

2019시즌 올해부터 정신없이 풀타임 주전을 뛰는새 인터뷰를 요청했다. 고졸 루키로서 지역내 학생들의 ‘워너비’ 선수로 꼽힌다고 일러주자 멋쩍게 웃어넘겼다. 주변의 찬사(?) 메시지 전달에도 심드렁한, 첫 인상은 영락없는 고등학생이었다. 매사에 준비가 철저하다는 정평이지만 유명세까지는 준비를 못한 모습이었다. 어색한 분위기를 깨고자 야구얘기를 꺼냈더니 그제서야 눈빛이 바뀌었다. 욕심도 있었고 목표도 뚜렷했다. 본인이 잘해야 가을야구도 있다는 주전으로서의 책임감도 있었다. 한화이글스의 ‘레전드’가 되고 싶다는 그. 창간 29주년을 맞아 어엿한 독수리로 날갯짓을 시작한 정은원을 만나봤다.

대담= 김일순 대전본사 취재1부장

-곧 여름이다. 풀타임으로 뛰고 있는데 지치지는 않는지, 체력관리 노하우가 있다면.

“풀타임 시즌 첫 해다 보니 아직 노하우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 다만 잘 먹고, 잘 자고, 잘 쉬면서 체력 유지에 좋다고 하는 것들은 다 하려고 노력중이다. 우리 팀에는 훌륭한 선배들이 많기 때문에 다양한 조언을 통해 좋은 정보들을 많이 얻을 수 있다. 무엇보다 야구 선수로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체력관리를 해 나가야 한다. 그것이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시즌 끝까지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

-프로 2년차에 주전 리드오프다. 자신만의 강점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있다면 어떤 부분인가.

“다른 팀들의 1번타자와 비교하면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다만 많은 기회를 얻으면서 다양한 투수들의 공에 적응을 해 나가고 있는 듯 하다. 보통 내 타순은 1번, 2번이다보니 더 많은 공을 보고, 찬스를 만들어 나가 뒷 타순의 선배들에게 연결해야 하는 역할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최대한 많은 공을 보려고 노력하고 있고, 안타든 볼넷이든 최대한 출루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 부분이 현재까지는 잘 되고 있는 것 같다.”

-데뷔 첫해에 팀이 가을야구에 진출한 셈이다. 당시 팀 분위기는 어땠나.

“지난 시즌은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부족한 신인에게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많은 기회를 주셔서 가을야구도 경험할 수 있었다. 처음 나가 본 가을야구여서 사실 많이 얼떨떨했다. 많은 것을 보여드리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지난 시즌 막내로서 선배들이 다양한 조언을 해 주셨다. 지난해 시즌 내내 라커나 덕아웃에서는 '지지 않을 것 같다'는 분위기가 있었다. 항상 당당하게 플레이하라는 선배들의 격려가 끊이지 않았고, 자신감도 많이 얻었다. 지금도 그 분위기에 변화는 없지만 후배들이 생기다 보니 나도 후배들에게 조금 더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려고 노력하고 있고, 선배들의 좋은 점을 본받기 위해 많은 부분을 배우고 있다.”

-올 시즌도 가을야구를 포기할 수 없다. 주전으로서 임하는 각오는.

“나는 한화이글스의 일원이다. 나 혼자 잘 한다고 팀이 잘 할 수는 없지만 내가 못하면 팀도 어려워진다는 각오로 내가 할 수 있는 플레이를 다 하기 위해 매 순간 집중하려고 한다. 타석에서 내 역할은 찬스를 만들어야 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좋은 공을 치기 위해 노력하고, 최대한 출루를 목표로 하고 있다. 수비는 (오)선진이 형과 함께 처리해야 할 공은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각오로 나선다. 실수도 있겠지만 그 실수를 줄여나가는 것이 실력을 키우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수비에 임하고 있다. 내가 해야 하는 플레이를 해 나가다 보면 우리 팀도 가을야구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정은원은
▲ 정은원은 "한화이글스 선수로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해 주신 한화이글스 팬 여러분과 지역민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한화이글스 제공

-한용덕 감독은 정은원의 성장세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평소 자주 소통하는 편인가.

“팀의 막내급이기 때문에 감독님과 소통할 기회는 많지 않다. 주로 선배들과 코치님들과 소통하고 있다. 그래도 아주 가끔씩 감독님이 훈련할 때 오셔서 격려의 말씀을 해 주신다. 잘 하고 있다거나 보완할 점에 대해 말씀해주시는데 그것이 나에게는 큰 동기부여가 된다.”

-가파른 성장세에 팬들의 기대치가 높아진다. 부담으로 작용되진 않는가.

“프로야구 선수는 팬들의 기대와 응원이 큰 도움이 된다. 부담이라기 보다는 동기유발이 된다고 생각한다. 잘할 때나 못할 때나 늘 응원해주시는 팬들을 보면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좋은 선수가 되겠다.”

-한화의 레전드가 되고 싶다는 말을 했다. 훗날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가.

“한화이글스에는 정말 훌륭한 선배들이 많은 팀이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그런 선배들과 함께 야구를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저 역시 언젠가는 팀의 베테랑이 될 것이다.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날이 올 것이다. 개인적인 성적도 중요하겠지만 팀이 강팀으로 자리잡는 데 역할을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훗날 어떤 선수가 될 것인지 말하기는 아직 이른 것 같다.(웃음) 지금에 최선을 다 하겠다.”

-정은원을 보며 야구선수를 목표로 하는 학생들이 많다. 어린 학생들에게 당부의 한마디.

“저도 아직 야구를 배워가는 처지인데 저를 보고 야구선수가 되겠다는 아이들이 있다니 믿기지 않는다.(웃음) 그래도 야구선수로서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실 저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장면을 보면서 야구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 때 TV에 나오던 선배들이 정말 너무 멋있었고, 나도 저런 선수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꾸준히 야구를 하다 보니 지금 그 선배들과 함께 뛰고 있다. 야구선수가 꿈이라면 야구선수가 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하나씩 늘려나가면 좋을 것 같다. 안 되는 게 있으면 더 연습하고, 어느 정도 몸에 익으면 또 다른 것을 연습해서 내 것으로 만들어 나가면 좋은 야구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야구를 좋아하는 마음을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웃음)”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충청지역민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먼저 창간을 맞은 충청투데이에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 한화이글스 하면 열정적인 팬들로 유명한 구단으로 알고 있었는데 그 팀의 일원이 되고 그라운드에서 팬들의 열정을 직접 느껴보니 더욱 우리 팬 여러분이 자랑스럽고 고맙다. 한화이글스 선수로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해 주신 한화이글스 팬 여러분과 지역민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정리= 윤희섭 기자 aesup@cctoday.co.kr

‘한화의 아이돌’ 정은원은…

☞ 포지션 & 등번호 : 내야수(우투좌타) & No.43

☞ 생년월일 / 신장 / 체중 : 2000년 1월 17일 / 177㎝ / 78㎏

☞ 경력 : 상인천초~상인천중~인천고 / 2018년 한화 2차 3라운드 24순위 지명

구분 타율 득점 안타 홈런 타점 도루 볼넷 삼진 OPS
2019시즌 0.290 45 74 4 33 6 25 48 0.755
통산 0.272 78 124 8 53 11 47 98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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