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가 창간 29주년을 맞았다. 충청투데이가 충청권 최고 일등신문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은 대전·세종·충남·충북을 하나로 아우르는 충청권역지(忠淸圈域紙)로서 '늘 깨어 있는 신문, 열려 있는 신문' 역할을 충실히 해온 결과다. 그간 성원해주신 여러분께 먼저 감사드린다.

충청투데이의 창간특집 여론조사 결과는 몇 가지 단서를 제공해준다. 그간 역대 선거에서 승부를 가르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 민심이 예사롭지 않다. 충청권에 기반을 둔 지역정당의 필요성에 대해 47.9%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영·호남지역 패권정당으로 양분화·고착화된 현행 정당 구도에서 느끼는 정치적 소외감이 크다는 방증이다. 정치개혁, 선거개혁의 일단이 읽힌다.

충청인구가 호남인구를 추월한 이른바 '영충호 시대'라는 상징적 의미를 뛰어 넘는다. 지난날 자유민주연합·국민중심당·자유선진당의 정치실험이 실패로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지역정당론이 제기된 것은 의미심장하다. 지역 정치 세력화에 대한 화두로 받아들여진다. 지지부진한 지역 개발 현안에 대한 지역민의 실망감이 크다. 이와 맞물려 '실리적인 투표'에 치중해온 충청 표심이 향후 어떻게 작용할 건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충청민심이 내년 4·15 총선을 앞두고 바닥에서부터 서서히 꿈틀거리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지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정치인이 부재하다는 사실도 한몫 하고 있다. 역설적으로 보면 그럴수록 충청대망론에 대한 갈망이 그만큼 더 커지고 있다.

충청권은 대한민국의 지방분권화, 국토균형발전을 이끌 수 있는 에너지가 충만한 도시다. 과학기술도시 대전, 명실상부한 행정수도 세종시, 환황해권 서해안시대의 핵심 충남, 생명과 태양의 땅 충북의 원대한 비전이 설정돼 있다. 지역의 무한한 잠재력을 일깨워서 국가의 미래 자산으로 승화시키는 것은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 앞에는 지역가치 실현·지역경제 살리기, 지역 인재 육성, 지역 정치력 강화 등 역량을 모아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

충청투데이는 지역민의 눈높이에서 바라보는 오늘의 실상을 그대로 지면에 반영해왔다. 지방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주민참여와 자치분권 그리고 책임이라는 지방자치의 본령을 구현해내기 위해서다. 살기 좋은 지역공동체를 조성하려는 지역민의 피땀 어린 결정체는 우리 스스로가 지키고 키워가야 할 지역의 소중한 자산이다. 앞으로도 우리는 지역의 미래가치를 창출하고 이를 이슈화하는 데 주저하지 않겠다. 여러분들의 성원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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