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경기력 비판에 선수들 면역력 생긴 듯…우리는 꾸역꾸역 올라갈 거다"

▲ (비엘스코-비아와[폴란드]=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정정용 감독이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8강전 세네갈과의 경기를 앞두고 6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 근교 리고타 훈련장에서 훈련 중 취재진을 만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19.6.7 hihong@yna.co.kr
▲ (비엘스코-비아와[폴란드]=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정정용 감독이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8강전 세네갈과의 경기를 앞두고 6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 근교 리고타 훈련장에서 선수들과의 미팅을 마친 뒤 생각에 잠겨 있다. 2019.6.7 hihong@yna.co.kr
▲ (비엘스코-비아와[폴란드]=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정정용 감독이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8강전 세네갈과의 경기를 앞두고 6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 근교 리고타 훈련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며 미소짓고 있다. 2019.6.7 hihong@yna.co.kr

[U20월드컵] 8강전 앞둔 정정용 감독 "멋지게 한판 놀고 나오자"

"작년 경기력 비판에 선수들 면역력 생긴 듯…우리는 꾸역꾸역 올라갈 거다"

(비엘스코-비아와[폴란드]=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멕시코 4강 신화 재현'이라는 큰 목표를 눈앞에 두고 정정용 감독이 한국축구의 미래들에 당부한 말은 "멋지게 한판 놀고 나오자"였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20세 이하(U-20) 대표팀은 9일 오전 3시 30분(이하 한국시간)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에서 세네갈과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8강전을 치른다.

아프리카 강호 세네갈만 꺾으면 우리나라는 1983년 멕시코 대회 때의 4강 신화를 36년 만에 재현한다. 4강은 우리나라가 이 대회에서 거둔 역대 최고 성적이다. 그래서 정 감독이 이번 대회를 앞두고 내건 목표도 '어게인(Again) 1983!'이었다.

대표팀은 7일 비엘스코-비아와 인근 리고타 훈련장에서 1시간가량 회복훈련을 했다.

5일 루블린에서 열린 일본과의 16강전에서 1-0 승리를 거둔 대표팀은 이튿날 약 400㎞ 떨어진 비엘스코-비아와로 이동해 휴식을 취한 뒤 이날 훈련으로 컨디션을 점검했다.

11일 동안 4경기를 치르는 강행군 속에서도 일본전 승리로 선수단 분위기는 밝았다.

정 감독도 취재진과 만나 일본전 후 기자회견에서 '초등학생 아들이 용돈 줄 테니 꼭 이기라 했다'며 뒷이야기를 전한 것과 관련해 "그 인터뷰로 난리 났다. 밑에 두살 적은 딸이 있는데 아침에 울었다더라. 딸이 용돈을 두 배로 주겠다더라"며 분위기를 누그러뜨렸다.

이번 세네갈전에서는 체력이 승부의 관건으로 떠올랐다.

이에 대해 정 감독은 "체력적으로 힘든 것은 사실인데 어떡하겠나. 상대 팀도 같은 조건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오늘 미팅에서도 선수들에게도 '어차피 똑같은 조건에서 시작하는 거니 변명밖에 안 된다. 우리가 최대한 컨디션을 회복해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세네갈에 대해 "8강 오른 팀 중 최고 좋은 팀인 거 같다"면서 "우리 코치진 얘기가 공격수들이 다들 '흑표범'이라더라"며 경계했다.

"아프리카 스타일도 있지만 파워, 투지에 조직력까지 갖추고 있는 팀"이라는 것이 정 감독이 분석한 세네갈이다.

하지만 정 감독은 "우리도 8강까지 오른 팀이다"라면서 "잘 준비하면 충분히 좋은 경기력과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한 "세네갈보다 더한 포르투갈, 아르헨티나와도 해봤고, 일본의 패스 축구도 다 겪어봤기 때문에 그런 경험을 통해 잘 준비하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 경기 각기 다른 전술로 상대를 공략해온 정 감독이 세네갈전에서는 또 어떤 전술 변화를 선보일지 기대가 크다. 그는 일본전이 끝나고 그동안 출전 기회가 적었던 선수들을 활용해 체력적인 부분을 보완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에 대해 정 감독은 "조직적인 부분에서 새로운 선수들이 들어오게 되면 경기 체력이나 템포 등에서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을 수 있는데 우리 선수들을 믿는다"고 밝혔다.

정 감독은 또 "FIFA로부터 받는 데이터가 있는데 16강 이상 올라온 팀들을 비교해보니 전체적으로 상대보다 많이 뛰었고 결국 이겼다"면서 "'대한민국이 투지, 피지컬만큼은 최고다'라고 FIFA 데이터에 남을 수 있도록 해보자고 선수들에게 얘기했다"라고도 전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에게 '이제는 경기장에 나가면 부담감을 좀 내려놓고 즐기면서 멋지게 한판 놀고 나오라'고 얘기한다"면서 "결과는 둘째치고 즐기면서 뛸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해서 결과가 좋게 나오면 두 경기(4강전, 결승 또는 3·4위 결정전)를 더 해 이번 대회에서 총 7경기를 할 수 있으니 그보다 더 좋은 것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이번 월드컵 예선을 겸해 치러진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에서 대표팀의 경기력에 대한 비판 때문에 힘들었던 일을 떠올렸다.

그는 "누가 그러더라. 우리보고 '꾸역꾸역 팀'이라고. 본선에 진출하려면 결과를 만들어내야 하는데 경기력이 안 좋다고 많은 축구 팬이 그리 얘기해 선수들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러고는 "그게 의외로 지금 우리 선수들한테는 힘이 되는 거 같다. 면역력이 생긴 듯하다"면서 "우리는 아마 꾸역꾸역 올라갈 거다"라고 웃어 보였다.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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