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계 출고가 줄줄이 올라
식당·주점 소주값 인상 기류
일부 상권 이미 1병당 5000원
그대로…가격고수 가게 등장도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소주값 인상 이후 소주 가격을 둘러싼 주점과 음식점의 눈치작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식당, 주점 등에서는 다른 식당의 소주값 인상 여부를 확인하면서 가격 인상 시기를 가늠하고 있다. 

최근 주류업체가 잇따라 가격을 인상했다. 

소주 시장 1위인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1일부터 '참이슬' 소주의 공장 출고 가격을 6.45% 인상했다.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360㎖)'의 공장 출고 가격은 병당 1015.7원에서 1081.2원으로 65.5원 올랐다. 

주류업계는 1위 브랜드가 가격을 올리면 나머지 브랜드도 따라 올리는 게 관례다.

한 달 사이에 소주 2위 업체인 롯데주류도 가격을 인상했다. '처음처럼'은 지난 1일부터 출고가 기준 1006.5원에서 1079.1원으로 7.2% 올랐다.

출고 가격 인상에 따라 식당, 주점 등에서는 다른 식당의 소주값 인상 여부를 확인하면서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대전지역 주점과 음식점에서는 소주 1병을 4000원에 판다. 일부 고급 음식점 가격만 5000원이다.

하지만 이달 들어 소주를 5000원에 판매하는 식당과 주점이 빠르고 늘고 있다. 특히 20~30대 유동인구가 많은 둔산동과 유성구 봉명동 등 핵심 상권의 일부 식당들은 소주값을 5000원으로 올렸다.

대전지역 50여 곳의 주점과 음식점에서는 가격을 인상한 주류업체와 가격을 동결한 맥키스컴퍼니 '이제 우린'과의 가격 차이를 보이고 있다. 

둔산동의 한 주점 주인인 김모(35) "출고가가 인상됐으니 가격을 올리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유동인구가 많아서 그런지 소주 가격을 인상했어도 손님이 줄어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핵심 상권이 소주 가격을 올리면서 당장 다른 지역의 상권도 소주 가격의 영향을 받을 처지에 놓였다. 핵심 지역 이외의 상권에 위치한 식당, 주점 등에서도 가격 동향을 면밀히 파악하면서 가격 인상 시기를 가늠하고 있다. 

서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55) 씨는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위치한 식당에서 소주 가격을 올렸다는 소식을 듣고 술값 인상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현재는 소주를 4000원에 판매하고 있지만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가격을 올리면 따라서 올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가격을 당분간 고수하겠다는 식당, 주점도 등장하고 있다. 

동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한모(50) 씨는 "술값을 더 인상해야 하지만 골목상권이라 크게 올리지 못한다"면서 "가뜩이나 장사가 안되는데 손님이 더 없어질 것 같아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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