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수 충북도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

세상을 살아가면서 '행복'이란 두 글자를 지키고 간직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태어나서 엄마·아빠의 품에서 응얼거리다 걷고 인지하기 시작하면 부모님의 품을 살짝 떠나 유치원으로 향한다. 초·중·고교를 거치면 성인의 반열에 오르며 지성의 전당 대학에 들어간다. 지성의 전당이라고는 하나 그동안 억압에서 자유를 찾아 떠나는 첫 인생의 시작점일 것이다.

우리나라 교육제도는 대학 진학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 학교에서의 모든 수업이 대학 입시 위주이다. 조금만 일반적 학습에 틈을 보여도 '지금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가야 인생이 펴지니 대학 가서 놀라'고 한다. 그런데 막상 대학을 들어오면 불투명한 미래 직업을 찾기 위해 놀기는커녕 도서관과 학원을 전전긍긍해야 한다. 공무원, 공공기관 및 대기업의 합격증을 받으면 인생이 펴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인생이 쪼그라지는 것으로 생각하게 만들어진 세상에서 자유로움이나 자기 주도적 가치를 찾아 생활하기란 쉽지 않다.

얼마 전 집으로 한권의 책이 날아들었다. '다르게 살아도 괜찮아 오늘도 행복하니까!' 저자는 '쨈쏭부부'이고 출판사는 '북팔'이다. 쨈쏭부부를 처음 만난 것은 네팔 히말라야 로체 남벽이다. 둘은 대한산악연맹 오지 탐사대에서 만났다고 했다. 결혼을 전제로 사귀고 있다고 했다. 등반이 끝나고 둘은 혼인신고를 하고 뉴질랜드로 1년간의 여행을 다녀왔다. 가족들의 권유로 일반적 결혼식을 치르고 또다시 신혼여행! 그리고 아직도 끝나지 않은 신혼여행을 통해 이 부부는 삶을 이어가고 있다.

책 첫 장을 넘기면 송희의 프롤로그가 나온다. 20대에 '다르게 살아도 괜찮을까?'란 질문을 수없이 해 왔단다. 모두 부정적인 이야기를 했지만 재민이라는 동반자를 만나 '여행'이란 삶에 도전을 해보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녀는 책에서 주변 지인들에게 "왜 여행을 떠났냐"는 질문을 많아 받았다 했다. 그리고 스스로 답을 찾으면 찾을수록 생각은 하나고 귀경 되었다 한다. "가고 싶으니까요."

쨈쏭부부는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아 떠난 뉴질랜드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또 다른 여행지와 삶을 개척했다. 그들의 진솔한 삶과 여행을 알리는 유트버로 활동하면서 유명 크리에이터가 되었다. 2018년 5월 에베레스트에서 다시 만남 쨈쏭부부는 특별히 변한 것은 없지만 더욱 성숙해 보였다. 그리고 남편인 재민은 5월 16일 세계최고봉 에베레스트(8848m) 정상에 올랐다.

우리는 '공무원, 공공기관, 대기업 등 좋은 직장에 취직하고 어여쁜 아기를 낳고 좋은 아파트에 살면서 만난 음식과 문화생활을 영위하는 삶!'을 꿈꾼다. 그러나 누군가는 자기만이 가진 가치를 찾아 떠나 스스로 개척해가면서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이 있다. '다르게 살아도 괜찮아 오늘도 행복하니까!'는 자기의 가치를 찾아 떠난 쨈쏭부부 앞에 맞닥뜨린 하나하나의 장벽을 극복하고 그것을 토대로 삶을 살아가는 또 다른 삶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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