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펜션 밀집지역인 보령·태안 지역의 생활숙박업소 10곳 가운데 4곳은 액화석유가스(LPG) 안전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충남도가 보령·태안지역 생활숙박업 등록 78개소에 대한 LPG 사용시설 완성검사 실시 여부 등 안전감찰을 한 결과 완성검사를 받은 곳은 44곳(56.4%)에 그쳤고, 34곳은 완성검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강릉 한 펜션에서 LPG 보일러 부실시공으로 인한 배기가스 중독으로 고3 학생 10명의 사상자를 냈던 뼈아픈 교훈은 아랑곳 하지 않은 셈이다.

아직도 LPG 완성검사를 받지 않고 이를 무단 사용하는 숙박업소가 많다는 건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우선 업주의 안전 불감증의 심각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업소의 기본윤리와 연관된 사안이다. 업주의 사소한 과실로도 이용객들의 생명 및 안전을 위협하는 사례가 어디 한 둘이던가. 또 하나는 시·군 담당자가 해당 업소의 제반 안전문제를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가라는 문제다. 생활숙박업 등록 시 담당 공무원이 LPG 사용시설 완성검사 확인을 소홀히 한 사례도 있었다.

강릉 펜션 참사의 경우 무자격 시설업자의 무지하고 무분별한 시공에서 비롯된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당시 펜션 가스보일러를 살펴보니, 배기가스가 외부로 배출되는 연통이 보일러 본체로부터 빠져있었다. 당시 가스누출경보기도 없었다. 소중한 인명을 잃고 난 후 관련 숙박시설의 가스안전장치 설치 의무화 등 규정이 강화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용기보관실에서 연소기까지 배관, 건조기 배기통 설치 상태, 완강기 작동 등에 대해 집중 점검을 해야 하는 이유다.

다른 지역에도 관련 업소에 대해 전수조사의 필요성을 제기해준다. 화재나 가스 중독의 결과를 가져 올 수 있는 요인은 아예 원천 차단하는 것이 상책이다. 이번 단속에서도 확인됐듯이 불법 증축이나 무단 용도변경 등이수시로 이뤄지고 있다. 관리 감독이 느슨해지면 갖가지 병폐가 싹트는 온상을 만들어낸다. 안전하고 쾌적한 휴양 문화는 거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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