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공원 살리기 방향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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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공원 살리기 방향이 아쉽다
  • 심형식 기자
  • 승인 2019년 06월 06일 18시 02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6월 07일 금요일
  •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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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형식 충북본사 취재부장

“공원을 살리자는 대의에는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그런데 너무 특정공원에 몰입돼 있다. 주변의 공원이 남아 있길 바라는 건 모든 시민의 바람 아닌가. 대의에 동의하지만 각론에서 차이가 나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기 어렵다.”

얼마전 한 시민단체 관계자의 대화에서 나온 이야기다.

장기미집행도시계획시설의 일몰제를 앞두고 청주 지역에서는 민간공원개발을 앞두고 뜨거운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청주도시공원지키기시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서원구에 위치한 구룡공원을 지키자는 목소리를 높이며 각종 실력행사로 청주시를 압박하고 있다. 구룡공원은 두꺼비 생태공원과 생태문화관이 있고, 도심 내 녹지축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런데 대책위의 활동을 바라보면 방향성에 대한 의구심을 감출 수 없다. 일단 특정공원을 중심으로 하면서 다른 지역의 반발을 스스로 자초하고 있다. 자신의 거주지 주변에 공원이 있길 바라는 시민들의 마음은 모두 같다.

최근 운천신봉동 주민들도 운천공원과 명심공원을 청주시가 매입해 달라는 의견을 모으기 시작했다. 일몰제 시행이 다가오면서 주변 공원이 없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이런 의견은 더욱 많아질 것이다. 자칫 지역 간 갈등으로 번질 수도 있다.

청주시의 한정된 재원안에서 해결책을 마련한다는 전제하에서 꼭 공원에만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일몰제 대상 도시계획시설은 52개다. 공원이 가장 큰 면적이긴 하다. 그래서 민간공원개발이라는 대안이 나왔다. 하지만 예산 투입 대비 녹지보존 효과는 완충녹지가 더 크다. 완충녹지는 주요 도로변 배후 녹지를 보호하는 방어선 역할을 한다. 공원을 매입하면 매입된 부분만 보호가 가능하지만 완충녹지는 매입한 부지의 배후 전체를 보호한다. 한정된 재원으로 녹지를 최대한 보호하기 위해서는 민간공원개발이라는 대안이 나온 공원보다 완충녹지를 매입해야 한다.

게다가 민간공원개발은 시간에 쫓기고 있다. 사업승인을 위한 행정절차만 최소 1년이다. 자칫 마지노선을 넘기면 민간공원개발 기회 자체도 놓친채 100% 해제라는 최악의 결과로 치닫게 된다.

지방자치단체가 장기미집행도시계획시설의 책임을 모두 떠안는 것도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 얼마전 당정 협의로 대책이 발표됐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반응이다.

장기미집행도시계획시설 일몰제는 1999년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따라 시행된다. 공원 등 도시계획시설에 대한 관리권은 애초 정부에 있었다. 2000년 도시계획법의 개정에 따라 기초자치단체로 이관됐다. 헌재 판결 이듬해 관리권이 넘어간 점은 일몰제의 책임을 기초자치단체에 떠넘겼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따라서 공원보존에 대한 대책은 청주시가 아닌 정부에 요구해야 한다. 각 지방자치단체 및 지역시민단체가 연대한다면 더 큰 효과가 있을 것이다.

수년 전부터 장기미집행도시계획시설에 대한 기획기사를 써 왔다.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지만 공염불이었다. 1999년 이후 뻔히 결과가 예상됨에도 준비하지 않은 책임은 자치단체장들에게 있다.

민선 5기 시장을 역임한 한범덕 청주시장도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 부분에 대한 사과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책임을 따지는 것과는 별개로 일몰제 시행에 따른 현실적인 대책은 추진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