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취생 박모(28) 씨는 생활비를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세일 행사를 자주하는 대형마트를 애용했다. 최근엔 대형마트 대신 편의점 단골이 됐다.

유통업계간 과열경쟁 탓인지 편의점 곳곳에서도 저가형 상품이 많고 1+1 등 행사용 상품을 구매하면 오히려 대형마트보다 저렴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박 씨는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불황에 1인 가구에게는 지출에 대한 걱정이 앞서기 마련인데 이제는 편의점에서도 물건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면서 "통신사 멤버십을 통한 5~10% 할인과 1+1, 2+1 등의 프로모션을 더할 경우 대규모 유통채널과 비교해도 충분히 싸게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에서 촉발된 초저가 전쟁이 편의점으로까지 옮겨 붙었다.

경기불황과 온라인 경쟁 속에서 과거 '정찰제' 이미지를 탈피하고 저가형 상품과 자체 브랜드(PB), 각종 할인을 더해 오프라인 채널을 찾는 소비자를 편의점으로 유입시키고 있다.

사진=GS25제공
사진=GS25제공

5일 국내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는 지난달 11일부터 '민생도시락김(200원)'을 시작으로 '민생라면컵(580원)', '민생황사마스크(KF94·470원)' 등 저가형 상품을 연이어 출시했다.

이들 제품은 일반 편의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상품 대비 가격이 40~50% 이상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이마트24는 지난해 10월 말 출시한 '민생라면'의 가격을 올해 2월부터 1봉 지당 550원에서 390원으로 낮춰 판매한 바 있다.

민생라면의 판매량은 가격 인하 후 3주 만에 100만 개를 돌파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대전 서구에서 이마트24를 운영하는 한 점주는 "최근 선보이는 초저가 제품들은 학생들이나 자취생들에게 인기가 많다"면서 "민생라면은 하루에 대여섯 박스씩 팔릴 만큼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CU는 내달 말까지 일반 제품보다 50~60% 저렴한 간편식을 판매한다. 대표 제품은 '스팸김치 덮밥(2500원)', '원조 김밥(1700원)' 등이다. 가격이 저렴할 뿐 아니라 원재료로 국내산 돼지고기와 CJ제일제당 스팸 등을 사용해 품질을 유지했다.

GS25가 선보인 '위드샐러드(1900원)'는 가격을 50%가량 낮춘 가성비로 인기를 끌면서 지난 3월 출시 이후 한 달간 샐러드 11종 중 23%의 매출 비중을 차지했다.

이 같은 초저가 경쟁은 경기침체 속에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마케팅으로 활로를 찾으려는 업계 전략으로 분석된다.

또 편의점에서도 조차 100원 전쟁으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은 얇아진 소비자 주머니 사정에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현재 10대인 Z세대를 잡기 위한 이유에서다.

지역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불황 속 서민들의 지갑이 얇아지면서 대형마트에서 진행하던 초저가 마케팅이 편의점으로까지 번지고 있다"며 "가격을 낮추면 당장은 객단가가 낮아질 수 있지만 고객 수를 더 확보할 수 있고 또 이들을 미끼상품으로 고객을 끌 수도 있어 초저가를 내세운 상품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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